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자에 대한 대법원의 실형 확정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올 들어서만 벌써 13번째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5일 병역법 위반 혐의(입영 기피)로 기소된 신모씨(22)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양심적 병역 거부는 처벌 예외 사유인 ‘정당한 사유’가 아니고, 병역 거부자를 형사처벌하지 말라는 유엔 자유권규약위원회 권고안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앞서 1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2심은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 검사의 항소가 ‘이유 있다’고 판단, 1심을 깨고 신씨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2004년 7월 전원합의체 선고 이후 양심적 병역 거부를 허용하지 않는 판결을 일관되게 해오고 있다. 헌법재판소 또한 2004년과 2011년 두 차례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처벌하도록 한 관련 법규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다만 최근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는 1, 2심 판단이 늘어나는 추세다.

신씨의 변호인은 “최근 하급 법원에서 무죄를 인정하는 사례가 많이 나오는 등 분위기가 상당히 변화하고 있다”며 “헌재가 헌법적 판단을 준비 중인 만큼 대법원이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이상엽 기자 l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