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라 환자 수도 20만 명 넘어

예멘이 역사상 세계 최악의 콜레라 사태에 직면했다고 영국 BBC와 AP통신이 국제기구의 발표를 인용해 25일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는 내전이 진행 중인 예멘에서 지난 6월 초부터 지금까지 콜레라 발병으로 숨진 희생자는 1천310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4분의 1가량은 어린이들로 전체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멘에서 콜레라 환자로 파악된 인원도 20만 명이 넘었다.

유니세프는 오는 9월 전에 환자 수가 3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WHO와 유니세프는 "우리는 지금 세계 최악의 콜레라 창궐에 직면해 있다"며 "콜레라가 단 두 달 만에 예멘 거의 모든 주에 확산했다"고 밝혔다.

예멘에서는 WHO와 국제구호단체가 발 벗고 나서고 있지만, 정부군과 반군 간 2년 넘게 이어진 내전으로 의료시설이 다수 파괴된 데다 깨끗한 식수를 구하기 어려워 병의 확산을 막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모든 병원도 이미 환자들로 가득 차 있어 임시 천막이 임시 치료소나 입원실로 이용되고 있다.

특히 예멘 전역의 식량 부족에 따른 영양실조는 면역력을 떨어트려 어린이들의 콜레라 피해가 더욱 크다는 분석이다.

유엔은 긴급 대응팀을 파견해 현지 주민에게 콜레라부터 안전한 방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고 밝혔지만, 식수와 깨끗한 물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전체 인구 2천800만 명의 예멘에서는 2년에 걸친 내전으로 현재 1천880만 명이 인도주의적 원조에 의지해 살고 있으며 약 700만 명이 기근 상태에 처해 있다.

또 같은 기간 정부군과 반군의 유혈 충돌 등으로 8천여 명이 숨지고 4만5천여 명이 부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한상용 특파원 gogo21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