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신성장동력 '묘수' 찾는 카카오…모빌리티·게임 사업 '분가'
카카오가 새 성장동력을 발굴하기 위해 주요 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떼어낸다. 카카오택시, 카카오드라이버 등을 운영하는 모빌리티사업부와 게임 유통 플랫폼을 관리하는 게임사업부 등이 대상이다. 별도 회사로 분할한 뒤 상장하는 방법으로 새로운 사업을 위한 ‘실탄’을 조달하고, 사업구조도 한층 더 효율적으로 바꾸겠다는 포석이다.

택시, 대리운전사업 분사

카카오는 지난 8일 모빌리티사업부문 분사를 위한 신설 법인인 카카오모빌리티를 설립했다. 신설 법인이 카카오의 사업부를 양도받는 형식으로 새 회사를 설립한다는 설명이다. 모빌리티사업부문을 총괄하는 정주환 부사장이 신설법인 대표를 맡는다. 신설법인의 자본금은 2억원으로 카카오가 전액 출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와 대리운전, 내비게이션 등 기존 교통 관련 사업을 비롯해 하반기에 출시될 주차 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사업을 한다. 이를 위해 150여 명의 인력이 이동할 예정이다. 추가 현물 출자, 신규 인력 보강 등도 이뤄질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카카오의 모빌리티사업이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평가한다. 월 기준 카카오택시 이용자가 300만 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대리운전 기사를 호출하는 카카오드라이버 서비스 월 이용자도 12만 명 선까지 늘어났다. 다만 모빌리티사업에서 나오는 이익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게 시장의 중평이다. 시장 지배력을 수익성으로 연결하는 게 신설법인의 과제인 셈이다.

재무적 투자자(FI)를 끌어들이는 작업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퍼시픽그룹(TPG)과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코리아(오릭스PE) 등이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금 조달을 마무리한 뒤 상장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게임사업부도 곧 분사할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미 관련 부서 직원에게 분사 계획을 통보했다. 게임사업부는 신작 게임을 이용자에게 선보이는 퍼블리싱 전담 업체인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들의 게임사업을 카카오게임즈로 일원화하는 방안이다.

카카오게임즈는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상장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장외시장 주가는 주당 800만원(발행 주식 5만주) 선이다. 시장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기업 가치를 4000억원 선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카카오의 게임사업부가 카카오게임즈에 편입되면 기업 가치는 더 올라갈 전망이다. 게임사업부는 카카오톡을 통해 내려받은 게임 이용자가 아이템을 구매할 때마다 20% 이상을 수수료로 떼고 있다. 추가 투자 없이도 매출이 꾸준히 발생하는 구조다.

카카오뱅크, 카카오모먼트 출격 대기

하반기에 시작되는 신사업도 다양하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이르면 7월 문을 연다. 카카오뱅크의 슬로건은 ‘모바일 퍼스트 뱅크’다. 카카오의 강점인 모바일 편의성을 최우선 고려해 서비스를 설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일부 전략은 이미 공개됐다. 은행권 최초로 ‘세로형 체크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체크카드에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들이 들어간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의 성공 가능성을 높게 전망하고 있다. 카카오톡으로 축적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젊은 고객을 빠르게 흡수할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사업을 시작한 인터넷은행인 K뱅크도 두 달 만에 30만 명의 개인고객을 끌어모으며 선전 중이다.

고객 맞춤형 광고 플랫폼으로 3분기 선보일 예정인 카카오모먼트에 대한 기대도 크다. 카카오가 보유한 여러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4분기로 예정된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의 가맹점 통합도 눈여겨봐야 할 이슈다. 간편결제 시장에서 카카오의 존재감이 커진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알리바바 계열사 앤트파이낸셜에서 2억달러(약 2300억원)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이와 함께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카카오페이 별도 법인도 설립했다. 현재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가맹점을 통합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4억5000만 명에 달하는 알리페이 이용자가 카카오페이를 활용하게 된다는 얘기다. 한국 카카오페이 가입자들도 알리페이를 채택한 중국 온라인쇼핑몰 등에서 쉽게 물건을 살 수 있게 된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