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모바일] 대중교통·학교 '공공 와이파이' 확대 … 통신 3사도 와이파이망 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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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통신비 절감 대책 이르면 내년부터 시행

출퇴근 버스에서 무료 와이파이 이용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역할을 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22일 통신비 절감대책을 발표하고 대중교통 시설과 학교 시설에 공공 와이파이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전국에서 운행 중인 시내·시외·좌석·고속버스 5만여 대에 공공 와이파이가 설치된다. 버스로 출퇴근하는 640여만 명이 혜택을 볼 전망이다. 직장인이 출퇴근 시간에 월 700MB~1.1GB를 무료로 이용할 경우 1인당 월평균 6000원의 통신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분석이다.
현재 지하철에서 제공되는 와이파이는 서비스 품질이 업그레이드된다. 지금까지는 한 객차에 동시에 이용자가 몰리면 속도가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지만, 통신 3사가 와이파이망을 재정비하고 있어 이 같은 불편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월 지하철 내 LTE망과 연계된 와이파이를 구축했고, SK텔레콤과 KT도 올해 안에 기존 지하철 내 와이브로망을 LTE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전국 1만1563개 초·중·고교에도 15만 개의 공공 와이파이가 구축된다. 학생·교직원 등 631만 명이 연간 1389억~2787억원의 통신비를 절감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예산에 공공 와이파이 비용을 반영해 단계적으로 구축해나갈 방침이다.

통신 3사도 자사가 보유한 와이파이 AP를 경쟁사 가입자에게 개방하고 있다. 통신사들의 와이파이 AP는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백화점, 지하철역, 공연장·극장 등 생활편의시설과 관광지 등에 설치돼 있다.
KT는 오는 8월부터 와이파이 AP 10만 개를 타사 고객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이 회사가 보유한 전국 와이파이 AP 18만 개의 53%에 이르는 규모다. KT는 국내 최다 와이파이 AP를 보유하고 있지만 그동안 “서비스 품질 저하 우려가 있다”며 개방을 미루다가 문재인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맞춰 와이파이 개방을 결정했다.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타사 가입자는 KT 와이파이 접속 시 5~15초 광고를 시청한 뒤 1시간 동안 무료 와이파이를 이용하게 된다. 와이파이 이용자 증가에 대비해 품질 저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트래픽이 많은 곳은 장비를 증설하고, 노후 장비를 점검할 계획이다. 현재 전국 8만여 개인 기가 와이파이 AP를 연말까지 10만 개로 늘리는 등 고품질 와이파이 서비스 수준도 유지하기로 했다. 기가 와이파이는 일반 와이파이보다 통신 범위는 2배, 동시 접속자 수는 17배(512명) 많고, 속도는 3배가량 빠르다. KT는 중국 차이나모바일, 일본 NTT도코모와 함께 연내 한·중·일 무료 와이파이 로밍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EU 등도 공공 와이파이 확대 주력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2012년 이후 와이파이 AP를 8만여 개씩 개방했다. 양사 모두 개방 와이파이 AP 개수를 늘려나갈 방침이다. 통신 3사가 무료 개방하기로 한 와이파이 AP 개수는 26만여 개로 전체 와이파이 AP(40만 개)의 65%에 달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와이파이 개방으로 국내 가입자가 더 많은 지역에서 더 편리하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와이파이 속도와 품질 개선에도 투자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공 와이파이 확대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연합(EU)은 지난달 29일 EU 통신정책 개혁의 일환인 ‘와이파이4EU’ 계획을 실행한다고 발표했다. 2년간 1억2000만유로(약 135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 공원, 도서관, 병원, 지하철, 지역공동체센터 등 공공시설에 무료 와이파이 구역을 설치하는 계획이다. EU는 올해 말부터 무료 와이파이망 설치를 신청하는 EU 전역 공공시설 6000~8000곳에 장비와 설치 비용 일체를 지원한다. 미국 뉴욕시는 2014년부터 공공 와이파이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기존 공중전화 부스 공간을 공공 와이파이 AP로 전환하는 ‘링크 NYC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