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팜비오, 철분 중독증 치료제 '헤모시록스' 발매
한국팜비오는 장기 수혈환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철분 중독증 치료제인 ‘헤모시록스 확산정’을 26일 발매했다. 이 제품은 2007년 다국적 제약사 노바티스가 출시한 ‘엑자이드(성분명 데페라시록스)’의 복제약이다. 엑자이드는 연간 130억여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독점해왔지만 지난 24일 물질특허가 만료돼 국내 제약사들이 복제약(제네릭)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한국팜비오의 헤모시록스 확산정은 위장관 장애를 유발하는 락토오스 등 부형제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정제 크기를 오리지널약인 엑스자이드의 절반 가까이 줄여 위장관 부담을 줄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약가는 엑스자이드의 60% 수준이다.

우동완 한국팜비오 마케팅부 상무는 “물에 녹이지 않고 복용 가능한 필름코팅정도 있지만 필름코팅정은 정제 크기가 커서 소아에게 복용시키기 어렵고 가격도 높다”며 “헤모시록스 확산정은 기존 제품보다 낮은 가격으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엑스자이드와 헤모시록스는 물이나 주스에 타야 하는 확산정 제형이라는 게 단점이다. 노바티스는 이를 개선한 엑스자이드의 필름 코팅 제형을 출시했고 대원제약은 퍼스트제네릭(가장 먼저 만들어진 복제약)으로 뜯어서 마실 수 있는 현탁액 제형인 페듀로우의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획득했다. 건일제약은 산제 제형인 엑스페리드산을 개발했다. 이에 따라 엑스자이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복용 편의성을 개선한 복제약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철분 중독증은 반복적인 수혈 과정에서 체내에 들어온 철이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고 장기에 축적돼 부작용을 일으키는 상태를 말한다. 현재 수혈치료에 의존해야 하는 혈액 환자의 30%가 철 중독증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 환자는 약 7000명으로 파악되고 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