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 4명 중 3명은 동남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다 감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지역을 여행할 때는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3월 이후 국내에 유입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 21명을 조사했더니 76%인 16명이 동남아시아 여행 도중에 감염됐다고 26일 발표했다. 필리핀에서 감염된 환자는 8명, 베트남 4명, 태국 3명, 몰디브 1명이었다. 나머지 5명은 브라질,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푸에르토리코, 볼리비아 등 중남미 지역에서 감염됐다.

남성 환자가 14명(67%)으로 여성 7명(33%)보다 많았다. 임신부는 없었다. 연령은 30대가 8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 7명, 40대 3명, 50대 2명, 60대 1명 순이었다. 환자 21명은 모두 양호한 상태다. 가장 많이 호소한 증상은 발진(20명, 95%)이다. 근육통 14명(67%), 발열 9명(43%), 관절통 7명(33%), 결막충혈 5명(24%) 등도 빈번했다. 무증상 감염자도 1명 있었다.

질병관리본부는 동남아시아 지역이 우기로 접어들면서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환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질병관리본부 측은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으면 홈페이지를 통해 지카 바이러스 감염증 발생국가 현황을 확인해달라”며 “발생국가를 여행할 때는 현지에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하고 여행 후 남녀 모두 6개월간 임신을 자제하고 성 관계를 하지 않거나 콘돔을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