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중국서도 카카오페이로 물건 산다"
카카오에서 분사한 간편결제 독립법인 카카오페이가 약 23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채용을 늘리고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1위 간편결제 업체인 알리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중국 현지에서도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사진)는 26일 경기 성남시 판교 카카오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알리페이 투자금을 바탕으로 직원을 현재 100명에서 300명가량으로 늘릴 것”이라며 “기존 금융을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핀테크(금융기술) 스타트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올 2월 중국 알리페이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서비스그룹으로부터 2억달러(약 2274억원) 투자를 유치하고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알리페이의 국내 가맹점 3만4000개 등 사업 네트워크를 카카오페이 중심으로 통합해 핀테크 사업 기반을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2014년 9월 국내 최초로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다. 송금, 멤버십, 청구서, 인증서까지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해 지난 2월 모회사인 카카오에서 분사했다.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는 6월 기준 1670만 명을 넘었다. 누적 거래액은 1조9000억원, 가맹점은 1700여 개에 이른다.

알리페이와의 협업 덕분에 중국 현지에서 카카오페이를 통해 상품을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 서버를 연결 중”이라며 “작업이 끝나면 중국에서 카카오페이로 오프라인 결제(바코드 방식)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페이가 수익을 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류 대표는 “알리페이도 서비스 초기 5년간 많은 돈을 투자했고 지금 위치에 오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며 “빨리 가기보다는 올바로 가겠다”고 했다. 결제 수수료를 주 매출원으로 삼을 계획이 없다는 게 류 대표의 설명이다. 카카오톡이 그랬듯이 초기에는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고 나중에 수익모델을 찾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전략이다.

류 대표는 개발자 출신으로 삼성SDS 등을 거쳐 2011년 카카오에 입사했다. 2013년 카카오페이 사업 담당으로 부임한 뒤 올 2월 카카오페이 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5년 내에 취급액 100조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며 “스마트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돈을 쓸 수 있는 ‘캐시리스 사회’로의 전환을 앞당기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