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은 26일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청와대 일자리 상황판 옆에 규제개혁 상황판을 설치해 달라”고 제안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창성동 정부종합청사 별관에서 열린 일자리위원회와의 첫 정책간담회에서 “정부는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이고 일자리의 최종 공급처는 기업이며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규제 완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계에 봉착한 국내 기업의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서비스업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 주도의 ‘의료 복합단지(클러스터) 조성’을 건의했다. 김 회장은 “미국의 세계적 의료클러스터인 ‘텍사스 메디컬센터’는 직·간접적으로 2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우리도 외국인 환자의 접근성이 용이한 인천공항 인근에 정부 주도의 대규모 의료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20만 개의 일자리도 문제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투자자들과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한국은 굉장히 좋은 지정학적 위치에 있으면서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며 “민간 차원의 노력만으로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정책적인 관심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물건이나 서비스를 내다파는 ‘아웃 바운드(outbound)’ 중심 수출에서 외국인을 국내로 불러들이는 ‘인바운드(inbound)’ 수출로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마이스(MICE: 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산업의 육성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무역협회와 서울시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잠실 마이스 인프라 건립사업이 조기에 확충된다면 매년 9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며 “시 차원의 프로젝트를 국가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고용 창출의 핵심인 중소기업이 수출 기업으로 거듭나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