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6명의 공직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몰린 ‘슈퍼 인사청문회 위크(주간)’ 첫날부터 추가경정예산과 청문회 연계 카드를 들고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을 배제한 추경 심사 방침을 공식화했고, 나머지 두 야당인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일단 추경 심의에는 들어가기로 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도 정부 원안에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어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정우택 한국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26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부실 인사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 제시가 없다면 추경안 심사 등 다른 현안도 앞으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선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거나 후보자 본인의 자진 사퇴가 선행돼야 한다”며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에 대한) 지명을 철회해야 여야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인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추경·청문회 연계전략’에 강력 반발했다. 추미애 대표는 “청문회를 열기도 전에 몇몇 후보자에 대해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는 것은 최소한의 방어권조차 보장해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국당에 대해 마지막까지 설득하는 노력을 하겠으나 그 노력마저 거부한다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두 야당이라도 이번주부터 추경 심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당을 제외한 채 추경 심의에 나설 것이라는 경고다.

정 권한대행은 이 같은 ‘한국당 배제’ 발언에 대해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상임위원장으로 있는 상임위는 앞으로 (인사청문회를 제외하고는) 가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야 3당 정책위원회 의장과 면담하고 “추경이 고용시장과 경기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며 “추경안 중 야당이 제안한 내용도 전향적으로 수용할 마음이 있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이어 민주당을 포함한 4당의 정책위 의장·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함께 연석회의를 열고 추경 처리를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 추경 논의를 거부하고 있는 한국당은 일단 연석회의에 참석해 정부 입장을 들었다. 이현재 한국당 정책위 의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세금으로 만든 공무원 일자리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