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은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 우승으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은 듯했다.“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세간의 비아냥으로 끓던 속앓이도 훌훌 털어버렸다. 2주간의 휴식이 우승에 원동력이 됐다는 그는 “완벽한 플레이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게임을 즐기기로 했다“며 ”이젠 그랜드 슬램을 노리고 싶다”고 했다. 2011년 비회원 자격으로 US여자오픈을 제패한 유소연은 지난 4월 ANA인스퍼레이션서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수집했다.서로 다른 4개의 메이저 트로피를 수집해야 그랜드 슬램이다. 다음은 유소연이 매니지먼트사인 브라보앤뉴를 통해 보내온 소감과 일문일답.



▶대회 우승 소감은?

“지금까지 LPGA 대회에서 시즌 중에 한 번 이상 우승 해 본 적이 없었다.올 시즌 멀티 우승을 하게돼 너무 기쁘다. ANA 우승 때도 물론 기뻤지만 렉시 톰슨 선수와의 상황이 있었기 때문에 한 켠에서는 유소연이 진정한 우승을 한 것이 맞는가, 우승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얘기들이 있었다. 꼭 우승을 더 많이 해서 제 스스로 그런 해프닝 없이도 우승 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 하고 싶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게 돼 정말 기쁘다.”



▶시즌 첫 2승을 했다.

“올 초부터 계속 경기를 잘 해왔는데 볼빅 대회, 숍라이트 대회 에서 생각보다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고, 스스로 많이 생각해 본 계기가 된 것 같다. 이전까지는 스스로에게 칭찬해주는 것에 인색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대회에서는 스스로에게 칭찬을 많이 해준 것이 좋은 컨디션을 갖을 수 있게 해준 것 같고, 덕분에 2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오늘과 같은 마음 가짐으로 경기를 한다면 더 많이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이번 주에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하면서 제 오랜 꿈이었던 세계랭킹 1위까지 등극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쁘다. 사실 이렇게 빨리 찾아올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아직까지는 실감이 나지 않는 것 같다. 세계랭킹 1위가 되었다고 방심하기 보다는 계속 해서 발전하는 선수가 되려는 마음가짐으로 오랫동안 이 자리를 유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승 후에 동료선수들로부터 물이나 샴페인 세례를 받는 것이 큰 기쁨이었는데 이번 주부터 우승하고 나서 물이나 샴페인 뿌리는 것을 하지 말아달라고 LPGA에서 선수들에게 부탁을 했다.좀 아쉬웠다. 그래도 우승하고 박인비, 양희영 프로가 축하해주러 나와줘서 너무나 고마웠고 함께 플레이 한 동료들과 응원해주신 많은 팬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상승세의 원동력이 뭔가.

“지난 2주간의 휴식이다.제 자신에 대해서 많이 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이 재충전으로 이어진 것 같다. 너무 급하게 경기를 준비하거나 뭔가를 바꾸려고 하기 보다는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경기를 준비하니 마음에 여유를 가질 수 있어서 이번 주 경기를 치르며 더 즐거웠다.”



▶우승 자신감은 있었나.

“큰 타수 차로 앞서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마음이 편안 했던 것은 사실이다. 반대로 “아 이렇게 큰 타수 차이가 나는데도 내일 잘 못하면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도 있었다.그럴 때 마다 1,2 라운드에 잘했던 플레이와 비교 하지 말고 그냥 해왔던 그대로 플레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심리 담당 선생님이 “너무 완벽한 경기를 마음속에 그리지 말아라 그냥 하던 대로 해라” 라는 좋은 말씀을 해주셔서 압박감을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이번 대회 퍼팅이 좋아진 비결은?

“특별히 새로운 비결은 없었던 것 같다. 퍼팅을 잘하기 위해서 오랜 시간 동안 노력해 왔고, 올 시즌을 준비하면서 퍼팅을 중점적으로 연습했는데 그것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잘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카메론 매코믹 코치님께 기술적인 부분을, 이안 맥콜핀치 선생님께는 심리적인 부분을 배우고 있는데, 이 부분들이 좋은 균형을 이루면서 시합 때도 편안하게 퍼팅을 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던 것 같다.”



▶남은 시즌 각오 및 목표는?

“목표했던 한 시즌 2승을 달성한 선수가 되어서 너무 기쁘고, ANA 우승 이후에 그랜드 슬래머가 되고 싶다는 꿈을 좀더 명확하게 꾸게 되었다. 다음주에 KPMG를 시작으로 3번의 메이저 대회가 있기 때문에 꼭 한 번 더 메이저 대회를 우승 차지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