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6월28일 오후 3시23분

기관투자가로부터 별다른 관심을 못 받은 (주)두산 회사채가 증권사 창구 판매에선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연 4%대 고금리를 앞세워 개인투자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주)두산이 지난 23일 발행한 1200억원 규모 회사채가 전날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순매수 기준으로 826억원어치 거래됐다. 발행 첫날 거래 규모만 628억원에 달했다. 이 중 상당 물량을 증권사 개인 고객이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전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선 480억원어치만 청약을 받았다. 계열사에 대한 자금 지원으로 재무구조가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나머지 720억원어치는 발행 주선을 맡은 증권사들이 떠안았다.

기관들이 외면한 회사채에 개인투자자가 관심을 갖는 것은 짧은 기간에 고금리를 제공해서다. 이 회사채 만기는 2년, 금리는 연 4.202%다. ‘A-’등급 회사채 치고는 높은 수준이란 평가다.

전날 민간 채권평가사들이 시가평가한 2년 만기 A-등급 회사채 평균금리는 이보다 1.28%포인트 낮은 연 2.922%다.

개인에게 익숙한 두산그룹 지주회사가 발행한 채권이란 점도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한 증권사 기업금융 담당 임원은 “잘 알려진 대기업 회사채인 만큼 채권 상환 능력에 대한 신뢰가 큰 편”이라며 “고금리 투자처를 찾는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에 뛰어들었다”고 전했다.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은 여전히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 신용평가사 세 곳은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 주요 계열사에 대한 자금 수혈 가능성을 들어 (주)두산 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붙여놓고 있다.

주선을 맡은 증권사 관계자는 “만기까지 채권을 보유하려는 수요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투자에 지장을 줄 만한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