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가상화폐의 가격이 종잡을 수 없을 정도로 널뛰기를 하고 있다. 비트코인과 함께 새로운 투자자산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더리움의 가격은 28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30% 폭등하며 순식간에 300달러를 넘어섰다.

이달 들어 이더리움 가격은 투기수요가 몰리면서 12일 419달러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21일에는 대규모 매도주문으로 플래시 크래시(순간적인 가격 폭락)가 발생하며 10센트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순식간에 200달러대를 회복했다.

이후 320달러대까지 회복한 이더리움 가격은 26일 또 다시 20% 폭락한 259달러까지 미끌어졌다. 플래시 크래시로 거래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남아있던 차에 이더리움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숨졌다는 소문까지 겹치자 “이더리움이 비트코인에 대항할 수 없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투매로 이어진 것이다.

28일 이더리움의 가격 급등의 기폭제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블록체인 보고서였다. 전날 이더리움의 변동성과 거래시스템의 리스크로 200달러 안팎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무색하게 V자 반등세를 기록했다. WEF는 보고서에서 오늘날 기술 발전이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뒤 “블록체인이 글로벌 인프라로 확산될 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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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인사이더는 “블록체인의 분산된 생태계가 반드시 무질서를 의미하지 않는다”며 “정부 입법이나 규제로 이어질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블록체인이라는 혁신 기술이 어떻게 각종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있을지에 대해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더리움 가격은 WEF의 보고서가 나오면서 급등세를 타기 시작, 전날보다 32% 오른 312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하지만 올들어 2500%, 최근 1년간 4000% 이상 급등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디지털 화폐의 거래가 중국과 일본, 한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 특히 집중적으로 늘고 있다”며 “실제 가격의 급등락에 영향을 미친 원인을 완전히 평가하기 위해서는 24시간이라는 주기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0.1% 상승한 2618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이더리움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장중 2504달러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며 전날 가격대를 회복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