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군사행동 포함한 모든 대북 옵션 준비 지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적 타격 옵션(선택)을 포함한 대북정책을 지시했다. 북한 억류에서 풀려난 미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사망하고, 북한이 6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이 강경책으로 회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CNN에 따르면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은 이날 WP와 진보성향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공동 주최한 콘퍼런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그 누구도 취하길 원하지 않는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다양한 (대북) 옵션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또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은 지금 더 임박했고, 과거 실패한 것과 같은 접근법을 되풀이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것(실패한 과거의 접근법)을 하지 말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미국민을 표적으로 할 수 있는 북핵과 위협을 인정하지 않을 것을 분명히 했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모든 옵션을 준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은 미국의 대북 군사적 옵션이 최근 업데이트돼왔고,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 개발에서 중대한 진전이 있다는 것을 나타내는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단행하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군사적 옵션을) 제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고위 군사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김정남 피살사건과 잇따른 미사일 도발을 계기로 지난 3월부터 두 달간 “모든 카드가 테이블 위에 올라와 있다”며 대북 선제타격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그러다 4월 초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중국 측의 압박에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이자 새로 마련한 대북정책에서 군사적 옵션을 제외했다. 경제·안보적으로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중국을 움직여 북한을 변화시키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웜비어가 사망하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정황들이 포착되면서 전략수정이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중 외교안보대화 행사장에 들러 중국 측의 북한 문제 노력 부족에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이날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북한 정권이 미 본토까지 도달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는 데 3~5년은 걸릴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감안할 때 그 시기가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북한의 능력이 미 본토를 타격 가능한 수준으로 빠르게 진보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저런 이유로 ‘미적대는’ 중국만 믿고 손놓고 있다가는 원치 않는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