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급락과 부동산 규제 등 정부정책 여파로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위축되는 조짐이다. 제조업 경기지수는 2개월 연속 하락했고, 3개월째 오름세를 유지하던 비(非)제조업 경기지수도 상승세가 꺾였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 업황BSI는 78로 전월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제조업 업황BSI는 지난 4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4년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달 소폭 하락한 데 이어 이달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BSI는 기업이 느끼는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치(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많고 아래면 경기가 좋지 않다고 느끼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다.

업종별로 보면 일감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종이 전달보다 12포인트 하락한 35를 나타냈다. 화학제품도 유가 하락과 공급 과잉에 따른 내수 및 수출 가격 우려 탓에 7포인트 떨어진 86으로 조사됐다. 전자 역시 휴대폰 수출 부진과 액정표시장치(LCD) 수요 둔화 등으로 4포인트 하락한 96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각각 4포인트와 3포인트 떨어졌다. 수출기업과 내수기업도 각각 3포인트, 4포인트 동반 하락했다.

다만 한은은 경기 전반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건 아니라고 봤다. 최덕재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올 상반기 업황 개선이 계속 이뤄진 걸 감안하면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이 높다”며 “유가 하락이나 정부정책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하락세라 단기 조정 국면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