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주가를 높여 잡은 종목 리포트를 무더기로 쏟아내고 있다. 주요 기업 주가가 빠르게 상승하면서 당초 예상이 빗나간 탓이다.

2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들어 목표주가를 끌어올린 종목 리포트는 모두 276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8개)보다 3.5배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에도 목표주가를 올린 리포트 수(160개)가 전년 동기(94개)보다 1.7배 많았다. 목표주가는 향후 6개월 또는 1년 뒤를 내다본 특정 종목의 주가 최고치를 의미한다.

목표주가가 상향 조정된 종목은 주로 정보기술(IT) 및 증권·은행 업종이다. KTB투자증권은 지난 27일 삼성전기의 목표주가를 8만5000원에서 13만원으로 대폭 올렸다. 삼성전기 주가가 급등하면서 이미 지난 8일(8만5200원) 목표주가를 넘어선 걸 감안하면 ‘뒷북 조정’인 셈이다.

KTB투자증권이 목표주가를 끌어올리기 하루 전날 삼성전기 종가(11만원)는 당시 목표주가보다 무려 29.4%나 높았다. KB증권도 28일 키움증권 목표주가를 8만1000원에서 10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키움증권 주가가 올 들어 28% 상승하면서 9만원 문턱에 이르자 부랴부랴 목표주가를 끌어올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 NHN엔터테인먼트 메리츠화재 대한해운 덴티움 등은 현재 주가가 증권사들이 내놓은 목표주가 평균치보다 높게 형성된 종목들이다. 이날 29만7000원으로 마감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주요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 평균(23만4333원)보다 26%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처음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리포트를 내놓은 한국투자증권은 목표주가로 35만원을 제시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IT와 증권·은행 업종을 중심으로 최근 급반등한 종목이 늘면서 기존 목표주가가 무의미해진 사례가 많아졌다”며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면 목표주가 상향 조정 작업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