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수익보다 상생
생활맥주 '3무 전략'으로 가맹점 87개
모노치즈는 재료비 일부만 받아
붕어빵식 메뉴·인테리어 강요 안해
낡은 시스템 버리고 문화 기업으로
피자알볼로, 파스타농장·피자교실 열어
"가맹점주가 편해야 브랜드 장수"
국내에서 프랜차이즈가 시작된 지 40년째가 되자 전환기를 맞고 있다. 오랫동안 쌓인 문제점이 터져나오는 한편에서 새로운 형태의 프랜차이즈들이 생겨나고 있다. 영업, 광고, 로열티가 없는 생활맥주가 그 사례다. 이들은 단순히 상품과 서비스만을 팔지 않는다. 문화와 가치를 입혀 가맹점과 상생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들은 새로운 모델을 구축하며 프랜차이즈업계의 ‘게임체인저’가 되고 있다.
생활맥주는 2014년 수제맥주와 치킨 전문가들이 모여 만들었다. 창업 3년차다. 가맹점을 늘리기 위해 영업을 하지 않았지만 “나도 한번 해보고 싶다”며 사람이 몰려들었다. 전국 87개 매장 가운데 문을 닫은 점포는 한 군데도 없다. 가맹점주들이 간판값이라고 부르는 로열티를 받지 않고, 가맹점이 일부를 부담하는 광고도 안 하기 때문에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부담은 더 적다. 본사와 직영점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생활맥주는 과거 프랜차이즈와는 확실히 다르다. 애초에 상생과 공존, 오래가는 브랜드라는 가치를 지니고 시작했다. 프랜차이즈산업 전환기에 모습을 드러낸 4세대 프랜차이즈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유다. 생활맥주뿐 아니다. 치즈로 특화한 모노치즈, 한방차 전문점 오가다, 김밥 프랜차이즈 로봇김밥 등도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과 철학을 갖고 있다. 이들은 2010년 이후 등장한 4세대 프랜차이즈에 속한다. 낡은 시스템을 버리고 상생과 문화를 중심으로 한 ‘가치 지향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택했다.
그래픽=이정희 기자 ljh9947@hankyung.com가맹점과 상생하는 프랜차이즈
모노치즈는 조현승 대표가 3년 전 만든 치즈 전문 프랜차이즈다. 지점은 전국 65개. 본죽으로 알려진 본아이에프 출신인 조 대표는 4년 전 회사를 나와 서울 을지로에 26㎡짜리 가게를 얻었다. ‘그릴드치즈’라는 이름으로 8개월 넘게 오피스 상권에서 메뉴를 테스트했다. 테스트를 끝낸 조 대표가 고민한 것은 로열티 구조를 바꾸는 문제였다. 매달 매출의 일정 비율을 본부가 가져가는 로열티. 조 대표는 “로열티는 프랜차이즈의 기본 요소지만 가맹점주와 본사가 상생해 오래가는 브랜드가 되려면 달라져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로열티를 받지 않기로 했다.
모노치즈는 2014년 청년창업펀드, 농림축산식품부 창업지원펀드, 중소기업진흥공단, 벤처캐피털 등으로부터 20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 돈으로 인천에 유제품 공장을 지었다. 인증을 받고, 치즈를 생산했다. “본사가 품질 좋은 제품을 직접 생산하면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과도한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노치즈는 가맹점에서 재료비 일부만 받는다. 로열티, 광고비 등은 받지 않는다. 대신 올해부터 생산한 크림치즈와 빵 등을 일반 커피전문점과 롯데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로열티 이상의 수익을 내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라떼킹은 로열티를 받지만 가맹점 매출이 월 1000만원 미만이면 면제해준다. 2000만원까지는 1%, 그 이상이면 2%로 가맹점 부담을 줄였다.
“내가 좋아하는 걸 나눈다”
이들 4세대 프랜차이즈 창업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로 사업을 하는 게 공통점이다. 임상진 생활맥주 대표(41)는 물리학을 전공하고 오라클, 삼성증권 등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다 창업했다. 위스콘신주립대 경영학과 출신인 김태준 라떼킹 대표(44), 세종대 호텔조리학과를 나온 이재욱 피자알볼로 대표(41) 등도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템을 들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들었다. 경희대 조리학과 출신인 최봉환 로봇김밥 대표(36), 고려대에서 노어노문학을 전공한 최승윤 오가다 대표(33)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당장 수익을 많이 내는 것보다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생활맥주는 프랜차이즈인데도 87개 점포의 인테리어가 다 다르다. 메뉴도 다르다. 단골들은 ‘이 맥주는 동부이촌동점에서, 저 맥주는 여의도점 가서 먹어야 한다’고 알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천편일률적인 메뉴와 공간으로 숫자만 늘리다 보면 곧 한계에 이른다는 임 대표의 생각 때문이다.
문화 기업으로 ‘진화’
2010년 이후 등장한 프랜차이즈 기업은 문화 사업에 관심이 많다. 단지 제품을 팔기 위한 마케팅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로서 가치를 파는 데 집중한다. 직원도 20~30대가 대부분이다.
피자알볼로는 가게를 처음 시작한 서울 양천구 목동에 파스타농장, 장인아카데미, 카페정류장 등을 열었다. 경기 부천에서는 어린이 피자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피자학교와 피자박물관 등의 시설을 둬 즐길 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 라떼킹은 ‘와사비라떼’ ‘소금라떼’ ‘베일리스·깔루아라떼’ 등 이색 메뉴를 끊임없이 내놓기로 유명하다. 테이크아웃 컵마다 다른 일러스트레이션을 담아 디자인했다. 일회용 컵을 수집해 재활용하는 마니아층도 생겼다. 애완동물을 출입할 수 있게 하고, 인테리어와 기자재를 가맹점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차별점이다.
라떼킹 관계자는 “본사와 가맹점은 함께 성장하는 파트너 개념”이라며 “가맹점주가 원하는 공간에서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을 때 그 브랜드 수명도 길어진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가 퀄컴테크놀로지스와 손잡고 인공지능(AI) 사업을 강화한다. SK네트웍스는 11일 퀄컴과의 협업으로 퀄컴의 사물인터넷(IoT) 솔루션을 접목해 AI 기반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한다고 밝혔다.SK네트웍스는 AI를 연계해 다양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 자동차 정비 전문 자회사 스피드메이트는 사고 차량 AI 자동 견적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으며, 데이터 솔루션 및 컨설팅 전문 자회사 엔코아는 AI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다. 중고폰 거래 플랫폼 민팃은 AI를 활용한 중고폰 성능 검사 및 등급 판별 시스템을 갖췄다.SK네트웍스는 이런 사업에 퀄컴의 온디바이스 대규모언어모델(LLM) 솔루션을 접목해 세계 최고 수준의 AI 성능과 보안성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온디바이스 LLM은 클라우드 서버를 거치지 않고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기기 자체에 적용해 실행할 수 있는 AI 언어모델이다.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은 “글로벌 기술 전문성을 갖춘 퀄컴과 파트너십을 맺어 AI 기업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진원 기자
“파리에 가기 전에 보기 좋은 영화 보여줘”라고 말하자 인공지능(AI)이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추천했다. “TV 화면이 왜 어두워졌어”라고 하자 AI가 문제를 즉각 파악해 화면을 조정했다. LG전자가 11일 서울 마곡동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연 ‘2025 LG 올레드·QNED TV 신제품 브리핑’에서 선보인 TV 신제품들의 모습이다.LG전자가 이날 공개한 신제품의 가장 큰 특징은 ‘보이스 ID’와 AI 전용 버튼이다. AI는 소리로 사용자를 구분해 계정을 전환한다. 이에 따라 개인이 선호하는 콘텐츠를 제공한다. 전용 버튼은 AI 사용 접근성을 대폭 높였다. 예를 들어 AI 버튼을 누르고 ‘최근에 본 영상 틀어줘’라고 말하면 사용자 목소리를 인식해 평소에 보던 축구 영상이 나온다.LG전자는 행사장에서 QNED 라인업을 통해 프리미엄과 가성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는 ‘듀얼 트랙’ 전략을 펼친다는 전략을 공개했다. QNED는 LCD(액정표시장치) TV의 한 종류로, 성능은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보다 다소 낮지만 가격은 합리적인 ‘가성비’ 프리미엄 제품이다.행사에서 선보인 100인치 QNED TV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도 초대형 스크린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웠다. 색 재현 기술인 ‘다이내믹 QNED 컬러 솔루션’을 적용해 기존 LCD 대비 화질을 대폭 향상시킨 것이다. LG전자는 이날 AI 기능을 강화한 TV 신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TV 시장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12년째 세계 1위를 지키고 있는 올레드 TV와 더불어 1000달러 이상 중고가 시장에서도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 박형세 LG전자 MS사업본부장 사장은 “손에 잡히는 AI 기능을 통해 고객의 TV
▶마켓인사이트 3월 11일 오전 11시 21분 한화그룹 승계의 핵심 기업으로 꼽히는 한화에너지가 기업공개(IPO)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김동원·김동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곳이다. 그룹 지주사 격인 ㈜한화의 오너 3세 지배력을 높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삼형제 경영권 승계의 핵심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에너지는 주요 국내 증권사에 상장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증권사는 한화에너지 분석 및 공모 전략 수립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이번주 입찰 제안서가 제출되면 본격적인 주관사 선정 경쟁이 시작된다.한화에너지는 여수국가산업단지와 군산2국가산단에서 열병합발전소 기반 집단에너지 사업을 하는 곳이다. 해외 태양광과 전력 리테일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수년간 한화임팩트, 한화파워시스템 등 계열사 및 태양광 사업 투자를 늘려 차입금 규모가 커지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너지의 연결 순차입금은 2021년 말 2조7540억원에서 지난해 9월 말 4조4958억원으로 늘었다.한화에너지는 2021년 영업손실 235억원을 낸 이후 2022년 529억원 흑자로 전환했고, 2023년에는 2150억원 이익을 거뒀다. 작년에는 3분기까지 연결 기준 매출 3조9468억원, 영업이익 827억원을 올렸다. 전력 판매 가격이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태양광 프로젝트 매각이 이뤄진 결과다.◇㈜한화 합병 후 분할하나한화에너지가 IPO에 나서며 김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김동선 한화호탤앤드리조트 부사장의 승계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