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만찬을 마친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가운데)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환담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1981년 문재인 대통령과 결혼할 당시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옷감으로 지은 한복을 입었다.  워싱턴=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김정숙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백악관 만찬을 마친 뒤 강경화 외교부 장관(가운데)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환담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1981년 문재인 대통령과 결혼할 당시 친정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옷감으로 지은 한복을 입었다. 워싱턴=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의 미국 순방 기간 ‘퍼스트레이디’로서 공식 외교 무대에 오른 김정숙 여사는 의상에 남다른 신경을 썼다. 푸른색 한복을 지어 한국적 미(美)를 극대화한 김 여사와 모델 출신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대비되는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

김 여사는 트럼프 대통령 내외와의 만찬 자리에 서울 광장시장에서 포목점을 운영했던 어머니에게서 물려받은 옷감으로 만든 파란색 한복을 입었다. 파란색은 편안함과 신뢰, 희망을 상징한다. 천연 쪽물로 염색된 한산모시로 지은 한복은 단아함과 우아함이 묻어났다. 김 여사는 손에 나전(螺鈿)으로 된 클러치백(손가방)을 들었다. 나전은 자개를 무늬대로 잘라 목심이나 칠면에 박아넣거나 붙이는 전통 공예기법이다. 오묘한 빛이 감도는 클러치백이 푸른색 한복과 잘 어울렸다. 신발은 김 여사가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진 버선코 모양의 구두였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순방 기간 김 여사의 의상 콘셉트는 ‘전통, 패션과 만나다’이다”며 “김 여사가 한복을 착용한 것을 계기로 한국의 전통의상과 소품이 널리 쓰이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연한 분홍빛 민소매 원피스를 입었다. 몸에 딱 맞는 드레스로 몸매를 강조했고, 가늘고 긴 팔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허리 부분에 있는 프릴 장식으로 여성스러움이 돋보였다. 키가 180㎝인 멜라니아 여사는 10㎝ 이상의 하이힐을 신었다. 이날 패션으로 자신의 장점과 매력을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김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함께 얘기를 나누며 만찬장으로 들어섰다. 멜라니아 여사는 “여행이 어떠시냐”고 물었고 김 여사는 “아주 즐겁게 보내고 있다. 지금이 한국시간으로는 아침”이라고 답했다.

김 여사는 3박5일 방미 기간 별도의 단독 일정도 소화했다. 김 여사는 30일(현지시간) 미국 노인복지시설 아이오나 서비스 센터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미술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노인 치매와 복지에 관심이 많은 김 여사가 직접 노인복지센터 방문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카렌 펜스 부통령 부인과 오찬을 하고 ‘서울 워싱턴 여성협회’ 회원들과 차담을 통해 한·미 간 우애와 신뢰에 대해 각별한 의미를 되새겼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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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