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리니티 멀티스트레티지 펀드는 지난달 28일 기준 47.98%의 수익률을 올렸다. 한국형 헤지펀드 91개 사가 지난해 이전 출시한 사모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117개 가운데 1위다. 한병기 트리니티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정보기술(IT) 장세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금의 70%로 이들 업종의 주식을 사들여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상당수 헤지펀드가 주가가 오를 만한 주식을 매수하고 떨어질 종목은 공매도하는 이른바 ‘롱쇼트 전략’을 펼친 것과 달리 레버리지(대출)까지 일으켜 상승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는 데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상위 2~5위(수익률 32.27~27.46%)는 DS의 진(珍), 수(秀), 복(福), 현(賢)펀드가 차지했다. DS의 지(智), 정(正)도 각각 수익률 8위와 10위에 올랐다. DS는 뛰어난 성과의 배경을 멀티매니저 시스템에서 찾는다. 멀티매니저는 하나의 펀드에 여러 명의 펀드매니저를 붙여 돈을 굴리도록 하는 방식이다. 현상균 DS 주식운용본부 상무는 “펀드당 네 명의 매니저가 배정돼 각자 자신에게 배당된 자산을 운용하는데, 매니저들이 모두 IT 업종을 긍정적으로 보면서 IT 주가 상승 효과가 극대화됐다”며 “기업 분할 합병이나 기업지배구조 개선 관련 종목을 제대로 짚어낸 것도 수익률 향상에 도움을 줬다”고 설명했다.
트리니티와 DS가 주목할 만한 성과를 냈지만 한국형 헤지펀드의 전반적인 성적표는 실망스러운 편이라는 평가다. 조사 대상 117개 사모펀드 가운데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률(18.04%)을 뛰어넘은 상품은 전체의 15.38%인 18개에 불과했다. 토러스대체투자사모펀드 등 15개 펀드는 손실을 봤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