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도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청와대에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도와 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문재인 대통령이 3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 북한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협력을 구하기로 했다. 스포츠 부문을 중심으로 남북 민간 교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차 밝힌 문 대통령의 제안을 북한이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바흐 위원장을 접견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는 IOC 결정에 달려 있음을 잘 안다”며 “북한이 참여하면 올림픽 정신을 고취하고 세계평화와 인류화합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평화 구축에서 한국의 주도적인 역할과 인도적인 분야의 대화 지지를 확보했으므로 스포츠 분야의 협력 강화가 가능해졌다”며 “IOC가 북한 참가의 문을 열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우리 대회조직위원회와 강원도도 북한의 참가를 위해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나도 시진핑 주석을 만나면 북한의 참가를 위해 중국의 협력을 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준비가 잘되고 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충분한 ‘붐업’이 되고 있지 않은 것 같아 염려되고, 새 정부가 처음 치르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만큼 성공을 위해 당연히 지원하고 애쓸 생각이지만 IOC도 함께 노력해달라”며 “북한 참가는 그 자체로 대회 붐업과 성공적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평창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뿐 아니라 분단으로 상처받은 한국민에게 치유를 주는 평화의 올림픽이 되길 바란다”며 “평창의 성공을 위해 북한의 참가가 바람직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으니 IOC와 함께 노력해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바흐 위원장은 “오늘 문 대통령 면담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과의 면담을 연상하게 한다”며 “당시 김 대통령께서 ‘북한이 동의하면 나는 무엇이든 동의한다’고 말씀하셨고, 나는 이 한마디를 가지고 북한을 설득한 끝에 북한의 시드니올림픽 참가와 남북 동시 입장이라는 성과를 이뤘으며 결과적으로 시드니올림픽 성공에도 기여했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의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정책을 적극 지지하며 이것은 올림픽 정신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한 배를 타고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방향으로 노를 젓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