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 딴 수제맥주, 이름값 하네
강서맥주, 달서맥주(사진), 해운대맥주…. 지역명을 딴 수제맥주들이 ‘이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편의점 CU에서 판매되는 강서맥주, 달서맥주, 해운대맥주 등은 해당 지역에서 다른 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홈플러스는 중소기업 판로 개척 지원을 목적으로 지난해 10월 강서맥주 유통을 시작했다. 이후 대구 달서구의 이름을 딴 달서맥주, 부산 해운대의 지역명을 쓴 해운대맥주 등을 잇따라 내놨다. 홈플러스가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한 달간 지역맥주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해운대 맥주’의 부산 지역 점포 판매량은 전국 평균보다 약 3.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해운대구에 있는 점포(해운대점·센텀시티점)에서는 전국 평균보다 7.7배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국에서 해운대맥주가 가장 많이 팔린 홈플러스 점포 10곳 중 9곳이 부산·경남지역에 몰려 있었다. 판매 상위 10위권 점포 중 부산·경남 외 지역에 있는 점포는 9위에 이름을 올린 서울 월드컵점이 유일했다.

편의점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강서맥주와 달서맥주는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에서도 유통되고 있다. 지난달 CU에서 판매된 강서매출의 서울지역별 매출 동향을 살펴보면 강서구 매출 비중이 25.5%로 가장 높았다. 달서맥주는 대구 지역 점당 매출이 서울보다 85.3% 더 높았다. 달서구 32.2%, 북구 18.2%, 동구 15.0%, 중구 12.8%, 서구가 8.2%를 차지했다. 이용구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최근 혼술, 홈술 트렌드에 맞물려 ‘맥덕’이라고 불리는 맥주 마니아층이 등장할 정도로 맥주에 대한 수요가 다양해지고 있다”며 “지역명을 내세운 국산 수제맥주까지 등장하면서 특정 지역의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