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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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하반기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도 이에 동조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재테크 전략의 방향을 수정해야 할 시기가 다가왔다. 지난달 29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장중 2400을 넘어서는 등 강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의 추이를 예상하긴 어렵다. 부동산에 대한 정부 규제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분양시장은 불안한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곽종성 신한PWM분당센터 부지점장 겸 PB(프라이빗뱅커), 홍승훈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팀장, 채준호 KEB하나은행 법조타운골드클럽 PB센터장, 이은경 우리은행 본점영업부 PB팀장, 김혜옥 농협은행 경기영업본부 팀장 등 5개 주요 은행 PB로부터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하반기 재테크 전략에 대한 조언을 들어봤다.
○국내 주식형 펀드가 1순위

은행권 PB들은 공통적으로 국내 주식시장을 하반기 유망 투자처로 꼽았다. 국내 주가가 과도하게 오른 게 아닌지 불안해하는 일반적인 시각과는 다른 예상이다. 이 팀장은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국내 주가가 여전히 저평가돼 있어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PB들은 △올해 국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낼 것으로 전망되고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으로 기업 투명성이 높아져 한국 증시의 저평가 요인인 불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이 예상되며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주주 환원 정책 실행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해외 주식 투자는 미국 주식보다 아시아 신흥국과 유럽 주식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미국은 주가가 많이 올라 있고 하반기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을 때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피해야 할 투자 자산으로는 채권형 펀드나 원자재 펀드가 꼽혔다. 홍 팀장은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떨어져 펀드 수익률이 저조할 것으로 판단되고, 원자재시장 역시 변동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주가연계증권(ELS) 투자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곽 부지점장은 “주요 글로벌 시장 지수들이 많이 상승한 상태에서 ELS에 가입하면 예상하지 못한 돌발 악재가 발생했을 때 큰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엇갈리는 부동산시장 전망

부동산 투자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렸다. 먼저 집값이 소폭 하락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하는 시각이 있었다. 정부가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분양권 전매제한을 강화하는 등 규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게다가 시장 금리 상승도 예상된다. 더 나아가 하반기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23만여 가구로, 2000년 이후 최대 물량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팀장은 “금리가 오르면 부동산시장 전반에 매수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거래가 위축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부 지역에선 집값이 오르는 등 정부 정책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큰 효과를 내기는 어려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도심 주택 공급 위축을 불러올 것이란 예상이 나오는 등 정부 정책이 시장에 반대 신호를 줄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은 부동산 경기를 위축시키지만 금리를 뒷받침하는 경기 호황의 효과가 부동산시장에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 센터장은 “서울은 주택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기 때문에 집값이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베이비붐 세대 주택 보유자들도 집을 팔기보다 주택연금에 맡기는 사례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토지 및 부동산 펀드 등에 장기 투자하거나 상가, 다세대·다가구 주택 등 부동산 경기의 영향을 덜 받는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