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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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지수가 2400선 안착을 앞두고 숨을 고르고 있다.

하반기 들어 국내 증시가 속도 조절 구간에 진입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추가 상승 여력은 남아있지만 다소 쉬어갈 수 있는 국면이란 진단이다. 이에 투자 포트폴리오 구성 시 은행주, 음식료주 등을 편입해 안정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4일 오전 10시53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12포인트(0.01%) 내린 2394.36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29일 장중 2400선을 돌파한 후 2380~2390선 구간에서 맴돌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경기를 견인하던 미국과 중국(G2)의 경기 둔화, 미국 중앙은행(Fed)의 정책 정상화 등을 부담 요인으로 꼽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을 앞두고 해외 기업들의 올해 이익 전망치가 다소 하향 조정되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주도업종인 정보기술(IT)주의 경우 이익환경 단기 고점 우려와 미국 '팡(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주식의 변동성 확대가 투자심리 약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철강, 화학 등 경기민감주는 글로벌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 상승) 구도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김영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7개월 연속 상승한 국내 증시가 추가로 힘을 받기에는 눈치를 봐야 할 요인들이 많아졌다"며 "한국의 경우 상반기 상승에 대한 되돌림 과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분간 포트폴리오 전략 수립 시 안정성을 강화하는 전략을 권한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주 혹은 저베타(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은) 종목군으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IT주에 대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경계가 커지면서 펀더멘털과 시장 내 상대적 안전지대로 은행주를 권한다"며 "국내외 IT주 대비 은행업종 상대주가와 상대밸류에이션 모두 경험 및 통계적 바닥구간까지 하락했다"고 밝혔다.

은행업종의 이익 펀더멘털과 배당 매력이 우수하다고 김 연구원은 평가했다. IT와 견줄만한 이익 모멘텀을 보유하고 있고, 배당수익률이 3.0%로 시장 평균 1.7%를 크게 웃돈다는 설명이다.

그는 "안전마진 확보에 대한 투자자의 높아진 관심은 하반기 전체를 관통하는 배당주 강세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은행주를 다시 늘려야 할 시점이고, 선호도를 따진다면 KB금융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신한지주 기업은행 우리은행 순"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 탄력을 둔화시킬 수 있는 변수들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는 만큼 당분간 시장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최근 1년간의 베타가 1보다 낮은 음식료, 통신, 인터넷 관련주 비중 확대를 고려할 만 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추천 종목은 KT&G 넷마블게임즈 KT LG유플러스 이마트 에스원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로엔 KB손해보험 OCI 한국타이어월드 현대그린푸드 LIG넥스원 SPC삼립 SK네트웍스 서울반도체 현대건설기계 CJ오쇼핑 한세실업이다.

기업이익 측면에서 코스닥 시장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 관점에서 보면 코스닥 시장의 부진은 이상할 정도"라며 "지난해 기준 코스닥 상장기업 영업이익이 9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를 경신한 만큼 이익 관점에서는 상승 잠재력이 크다"고 분석했다.

코스닥 지수가 800선에 근접했던 2007년과 2015년 당시 코스닥 상장기업 영업이익은 각각 3조2000억원, 8조2000억원이었다는 점에서 저평가된 상태란설명이다.

김 팀장은 "올해 코스닥 영업이익은 전체 기업의 60%가 안되는 기업을 대상으로 과소 예측된 9조5000억원(와이즈에프앤 기준)보다 큰 최대 13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며 "코스닥 영업이익 10조원 시대가 올해 열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점]코스피 속도 조절 구간…위험을 피하는 방법은?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