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뉴인글로벌컴퍼니가 1980년 이후 작가들을 조명하기 위해 마련한 이번 전시에서는 사실주의 화풍은 물론 추상화 정물화까지 한국 미술의 다채로운 프리즘을 보여준다.
김명희 씨는 독창적인 색면과 선묘, 발랄한 색채로 소나무 풍경을 묘사한 작품을 내놨다. 붓끝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순간’을 잡아내 시간의 흔적을 은유한 게 색다르게 다가온다. 뉴욕대 대학원을 졸업한 장희정 씨는 캔버스가 아니라 천 위에 그린 정물화를 내보인다. 사진 위에 회화를 겹침으로써 실상과 허상이라는 양극단을 더 드라마틱하게 오가면서 독특한 오감을 선사한다.
서양화가 윤선영 씨는 새와 꽃, 물고기 등을 서로 엉키게 해 상호 교감을 연출한 작품을 걸었다. 색면의 꿈틀거림 속에는 해수면의 잔잔한 율동 같은 게 느껴진다. 나무를 통해 현대인의 소외감을 형상화해온 민율 씨는 도심 공원의 나무 위에 작은 의자를 올려놓은 그림을, 양경선 씨는 다양한 색채와 거친 질감으로 행복한 순간들을 포착한 추상화를 소개한다.
유년 시절에 대한 동경과 추억을 알록달록한 색채로 묘사한 서우숙, 자연의 에너지를 붓끝으로 잡아낸 최윤영 씨의 숲 그림, 화려한 색면으로 인간적 우수를 담아낸 강유나, 겨울철 앙상한 나무를 그린 김혜진 등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권지연 제뉴인글로벌컴퍼니 대표는 “한국 작가들의 국제시장 진출을 목표로 다양한 전시를 열고 있다”며 “현대인이 살아가면서 체험하고 느끼는 다채로운 감성을 아기자기하게 색채미학으로 풀어낸 그림을 모아 진정한 예술의 아름다움과 그 가치를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