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가 전북 완주산업단지에 있는 본사 공장에서 압축천연가스(CNG) 복합소재 고압연료탱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진그룹 제공
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가 전북 완주산업단지에 있는 본사 공장에서 압축천연가스(CNG) 복합소재 고압연료탱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일진그룹 제공
지난해 창사 이후 처음 흑자를 낸 일진복합소재가 올해는 수소연료탱크로 도약을 준비 중이다. 2014년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수소자동차 투싼 ix에 연료탱크를 공급한 데 이어 올해 하반기부터는 차세대 수소전기차 연료탱크도 독점 공급한다. 박승권 일진복합소재 대표는 “차세대 수소연료전기차(FCEV)인 ‘FE 수소전기차 콘셉트’에 들어갈 연료탱크를 독점 공급한다”며 “올해는 이익이 크게 늘고 매출도 전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첫 영업흑자 기록

일진복합소재 "수소전기차 연료탱크로 날개 달 겁니다"
지난달 30일 찾은 전북 완주산업단지 내 일진복합소재 공장은 생산라인 세 개 동을 재정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내년 2월 출시 예정인 현대차 수소전기차에 장착할 연료탱크의 전용 생산설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었다. 본사 생산공장 한 개 동에 전용 생산라인을 깔고, 신제품 개발을 위한 파열, 내압, 방폭, 화염, 낙하, 기밀 등 탱크 시험 설비도 새로 갖출 예정이다.

일진복합소재는 압축천연가스(CNG) 연료탱크와 수소탱크 등 복합소재를 이용한 고압연료탱크를 주로 생산한다. 1999년 한국복합재료연구소로 출범해 2011년 일진그룹에 인수되면서 현재의 사명과 체계를 갖췄다. 일진다이아몬드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2003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CNG 차량용 초경량 복합소재 연료탱크를 개발했다. 현재는 한국가스안전공사뿐 아니라 미국(NGV2)과 유럽(ECE-R-101.01)에서 요구하는 인증도 획득했다.

지난해 회사 설립 17년 만에 처음 영업흑자를 냈다. 현대차 투싼 ix에 연료탱크를 공급하고 전주 익산 군산 등 전북지역 CNG 버스에 연료탱크를 공급한 데 따른 것이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현대차의 차세대 수소전기차 연료탱크 공급이 시작돼 매출이 크게 늘어난다.

박 대표는 “복합소재 연료탱크는 품질 검사가 까다로워 세계에서 일진복합소재와 도요타, 링컨 콤포짓, 퀀텀, 엑스페리온 등 다섯 곳 정도만 생산할 수 있다”며 “수소차와 CNG 버스 시장이 커지면 일진복합소재 실적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亞 유일 복합소재 연료탱크 업체

일진복합소재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탄소섬유와 고밀도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고압연료탱크를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해 말에는 글로벌 경쟁사를 제치고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에서 도입하는 CNG 버스 58대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연료탱크를 공급하는 계약도 맺었다. 경쟁사를 따돌린 핵심 기술력은 탄소섬유 와인딩(감는 방법)이다.

박 대표는 “고밀도 플라스틱 통에 탄소섬유를 감는 횟수와 방식, 패턴에 따라 용기가 견디는 성능이 달라진다”며 “국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첫 수출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연매출의 5% 이상을 경량화·안전화 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올해는 국내 시장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친환경 연료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CNG 버스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박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CNG 자동차용 용기 시장은 2020년까지 연평균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는 버스·승용차용 복합소재 연료탱크뿐 아니라 가스충전소 이송 용기인 튜브스키드까지 본격적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주=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