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미국 크라우드펀딩 '돌풍의 주역' 된 K스타트업
마켓인사이트 7월4일 오전 6시11분

국내 핀테크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브릴리언츠는 지난달 자체 개발한 스마트 멀티카드 ‘퓨즈(FUZE)’를 미국 2위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인디고고(INDIEGOGO)’에 올렸다. 스타트업이 목표액과 기간을 정해 제품이나 서비스를 올리면 관심 있는 소비자가 선주문 형태로 소액을 투자하는 사이트다. 브릴리언츠의 당초 목표 모집금액은 5만달러였다. 하지만 캠페인 시작 1주일 만에 목표 금액을 넘어섰고 4일 기준 199만달러(투자자 약 1만2000명)가 모였다. 국내 기업이 미국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조달한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 금액이다.

◆국내 신기록, 200만달러 눈앞

브릴리언츠의 캠페인은 오는 14일 종료된다. 아직 10일의 기간이 남아 있어 200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는 인디고고와 킥스타터 두 곳이 양대 플랫폼으로 꼽힌다. 두 플랫폼이 지금껏 진행한 총 60만 건의 펀딩 중에서도 브릴리언츠의 실적은 상위 0.01% 안에 들 정도다. 인디고고에서 시행한 테크&이노베이션 부문 캠페인에서는 이미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 유치를 기록했다.

이 회사가 선보인 ‘퓨즈카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된 스마트멀티카드다. 신용카드 포인트카드 등 지갑에 넣고 다녀야 했던 최대 30장에 달하는 카드를 한 장의 카드에 등록해 사용할 수 있다. 최근 국내에서 KT가 ‘클립카드’라는 이름으로 21개의 결제수단을 하나의 카드에 담는 스마트카드를 선보였다. 브릴리언츠는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섰다.

배재훈 브릴리언츠 대표는 미국에서 크라우드펀딩에 나선 이유에 대해 “인구가 많고 한국보다 더 다양한 종류의 카드가 사용되는 미국 시장에 오히려 적합한 기술이라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주목받는 한국 스타트업 제품

미국 크라우드펀딩 시장에서 상위 1% 이내로 꼽히는 100만달러 이상 투자를 유치한 국내 스타트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브릴리언츠 직전 가장 많은 금액을 모집한 스타트업은 정글팬더다. 골전도 스피커를 부착한 선글라스를 개발한 이 회사는 지난해 킥스타터에서 194만달러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삼성전자 벤처육성 프로그램 1호 기업 이놈들연구소도 지난해 킥스타터를 통해 147만달러의 투자금액을 유치했다. 역시 골전도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시곗줄’을 선보였다.

초음파센서와 블루투스 통신을 활용한 ‘스마트 줄자’를 개발한 베이글랩스도 펀딩 성공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 킥스타터에서 한 달간 펀딩을 진행한 결과 135만달러를 끌어들였다. 초고효율 태양광 충전기를 개발한 놀라디자인도 킥스타터에서 102만달러를 모았다.

성공 사례가 잇따르면서 킥스타터와 인디고고를 찾는 국내 스타트업도 늘고 있다. 현재 브릴리언츠 외에도 4곳의 국내 스타트업이 자금조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해외 크라우드펀딩 시장이 좋은 데뷔무대가 될 수 있지만 목표 금액을 넘어선 캠페인은 40% 정도로 쉽지 않은 싸움”이라며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할 구체적인 실현 방안 등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태호/이지훈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