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래 일자리, 스스로 혁신가 돼 찾아야
로봇이 초밥과 만두를 빚는 시대다. 사람의 인지기능을 모방한 기계를 통해 김밥을 사 먹는 날도 머지않은 듯하다. 바둑 대결로 유명해진 인공지능의 물결 속에서 우리 삶이 변하고 있는 것을 새삼 느낀다. 이런 기술 진보에 따른 변화는 직업세계와 미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역사적으로 기술 혁신과 금융 자본으로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사라진 만큼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다. 100년 전에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일자리가 지금 우리들에게 신기하고 기이하게 여겨지는 것처럼 앞으로 생겨날 많은 일자리도 과연 그것이 직업인가, 노동인가 싶을 정도로 생소한 것일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런 변화에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방적기와 증기 엔진이 도입돼 공장주와 금융가들은 돈을 벌고 가내수공업하던 이들은 일자리를 잃은 것을 생각한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빅뱅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 것인지 감을 잡을 수 있다. 아무리 암산을 잘한다고 해서 전자계산기와 경쟁할 수도, 경쟁할 필요도 없는 것이 인간이다. 인공지능으로 일자리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며 요란을 떠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직업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고민하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기술혁명 시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시민의 삶에 대한 이해와 고민을 해야 하는 것이 정부이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지능정보기술이 민원행정, 보건복지, 재난안전, 도시환경, 교통 등 여러 분야에 적용된다는 것은 그만큼 주민 삶이 직접적으로 변화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정보통신기술이 융합과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하는 협업체계와 전문 인력 등 조직적인 역량이 중요하다. 따라서 지능정보사회의 기반이 될 기술을 기획하고 운영할 전문기술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

산업의 숨통을 틔워 주고 일자리도 많이 만들어 낼 방법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 우리는 가상현실을 이용해 어린이 교육과 심리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스마트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거래로 중국 웨이샹 같은 청년실업 해결의 돌파구를 만들어 내는 세상에 살고 있다. 결국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며 그 서비스 역시 사람을 위한 것임을 피부로 느껴야 한다. 미래 일자리는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바탕으로 생산적인 경제를 만들어 가는 모든 이들에게 열려 있다. 인간을 이해하고 모방한 기술은 탄생할 수 있어도 기술이 인간 자체로 대체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제2의 알파고가 산업 전반에서 활용되는 이 시기에 저절로 좋은 일자리가 창출되는 ‘공짜 점심’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이제는 산업혁명 시대의 직업 관념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가 혁신가가 돼 생산적인 부를 찾아야 할 때다. 그게 좋은 일자리 창출의 핵심이다.

세상이 변하는데 내 일자리는 예전처럼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정저지와(井底之蛙)와 다를 바 없다. 일자리 아이디어 및 정책을 쏟아내는 정부와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일자리를 개척하는 국민이 한마음으로 뛰어갈 때 우리는 기술혁명 시대의 진정한 승리자가 될 것이다.

손연기 < 한국지역정보개발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