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5년에 내놓은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가 연 9%대 수익을 내는 등 ‘고공행진’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 펀드의 성공에 힘입어 해외 부동산 펀드를 추가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5년 10월 설정한 4500억원 규모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투자처를 정하기 전에 자금을 모으는 펀드)인 ‘미래에셋맵스글로벌사모부동산투자신탁1호’는 지난달 말 투자자들에게 연환산 9%대 배당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1호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로, 설정 당시 국내 연기금과 보험사 등으로부터 투자받았다. 계열사인 미래에셋증권(현 미래에셋대우)도 1000억원가량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2월 독일 쾰른시 청사 빌딩을 4900억원에 매입하면서, 이 중 지분 매입에 든 2500억원을 펀드 자금으로 충당했다. 나머지 자금은 미국 페덱스 물류창고 6곳을 담보로 발행된 메자닌(중순위) 대출 채권을 사들이는 데 썼다.

투자자들은 쾰른시 청사 빌딩에서 나오는 임대료 수입과 메자닌 대출채권 이자를 펀드 설정 후 5년 동안 6개월 단위로 배당받는다. 투자가 끝난 직후 배당 시점인 지난해 12월과 지난 6월 모두 연 9%대 수익이 지급됐다.

쾰른시 청사는 13년간의 임차 계약이, 페덱스 물류창고는 15년간의 임차 계약이 남아 있어 안정적인 투자처로 평가돼 왔다. 원화를 유로화 및 달러화로 바꾸는 과정에서 연 0.5%가량의 추가 수익(이종통화 간 스와프 프리미엄)이 더해져 실제 배당률이 연 9%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호 해외 부동산 블라인드 펀드 성공을 발판 삼아 5000억원대 규모의 2호 펀드 출시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지역을 늘려 분산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중국 상하이에 있는 푸둥타워를 인수하며 해외 부동산 투자에 첫발을 내디뎠다. 현재 미국 유럽 호주 등 주요 국가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부동산 부문 운용자산(AUM)은 4조5000억원에 이른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