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문 대통령 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재독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동포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문 대통령 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재독 동포 초청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현지 동포의 환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한반도에서 두 번 다시 전쟁은 안 된다. 국제적으로 강한 제재와 압박을 높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결국 대화와 평화를 통해 해결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독일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열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 모멘텀을 만들기 어려운 상황이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해 이렇게 긴장감이 높아지다 보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북핵이 있는 한 한반도 평화는 없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함께가야 한다”며 “북한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말 것을 경고하고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재독 동포 200여 명을 초청한 간담회에서 “북한이 여전히 도발을 멈추지 않고 있지만 한·미 간 공조는 굳건하고 갈등 요인도 해소됐다”고 말했다. 이어 “한·미 두 나라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원칙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에 뜻을 같이했다”며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대화 재개에 대한 미국의 동의와 지지를 확보한 것은 매우 중요한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을 방문한 소감과 관련해 “과거 분단과 냉전의 상징이던 이곳이 평화와 통일의 상징이 됐다”며 “우리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모습이며 우리의 미래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지구상에서 냉전을 완전히 종식시키는 나라가 되도록 하겠다”며 “제 다음 누군가는 통일 한국의 대통령으로 베를린을 방문할 수 있도록 초석을 닦겠다”고 밝혔다.

재독 동포 오찬 간담회에 이어 문 대통령은 연방 총리실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만찬 회담을 하고 양국 간 전통적 우호협력 관계와 실질협력 증진, 글로벌 협력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했다.

문 대통령은 “독일은 6·25전쟁 직후 의료지원단을 파견해 25만여 명의 우리 국민을 치료해 줬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지원함으로써 ‘한강의 기적’을 이룩하는 데 도움을 준 우방국”이라며 “양국 간 우호협력 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가자”고 주문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한국은 아시아 지역에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양국 관계를 다원적으로 발전시키길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한·독 양자관계뿐만 아니라 지역·글로벌 차원에서 전략적 협력 증진을 위해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출범시키는 데 합의했다.

문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는 북핵 및 북한 문제와 관련해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메르켈 총리는 “북핵과 북한 문제 등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정책 구상에서 한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한다”며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긴밀히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베를린=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