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황제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이라는 말이 있다. 하루 세끼 중 아침밥이 인간의 삶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눈 뜨자마자 출근하기에 바쁜 현대인들에게 잘 차려진 아침 밥상은 사치가 된 지 오래다.

이런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 아침밥을 집 앞까지 배송해 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저녁에 주문받은 뒤 새벽길을 달려 고객의 문 앞에 신선한 아침밥을 전달한다. 그 종류 또한 가정간편식(HMR)부터 도시락, 죽, 빵,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식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최근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 최초로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각 가정으로 가정간편식을 배송하는 새벽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들이 저녁에 가정간편식을 주문하면 CJ대한통운의 택배 시스템을 통해 아침 식사 전까지 집에서 받을 수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매일 신선한 아침을 배달한다. 앞서 한국야쿠르트는 국, 탕, 요리, 김치, 반찬 등을 야쿠르트 아줌마가 직접 전달하는 ‘잇츠온(EATS ON)’ 브랜드를 통해 가정간편식 시장에 진출했다.

‘배달의민족’의 배민프레시는 끼니를 챙기기 힘들 정도로 바쁜 현대인들이 믿고 먹을 수 있는 건강한 집밥과 반찬을 배송해 주는 ‘온디맨드 집밥 배송’ 서비스다. 배민프레시는 현재 150여 개 파트너사와 함께 3000여 개 상품을 제공하고 있고, 올해부터 집밥 메뉴인 반찬과 국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간편식뿐만이 아니다. 장을 볼 시간조차 없는 바쁜 현대인들을 위해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신선한 농산물을 집 앞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2012년 설립돼 2016년 12월 SK플래닛의 자회사로 편입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헬로네이처’는 ‘신선한 먹거리의 유통’을 상거래 모델로 삼고 있다. 헬로네이처는 산지에서 직접 재배한 채소, 과일, 육류, 식료품 등을 온라인으로 바로 주문해 배달해 준다.

‘신선한 아침’의 핵심은 고객이 아침에 눈을 뜨면 바로 식사거리를 만날 수 있도록 배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아침 배송에 뛰어든 기업들은 ‘새벽 배송’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제 새벽 배송은 신선식품 배송 방식의 표준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민프레시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온라인 커머스 분야에 새벽 배송 방식을 도입했다. 배민프레시는 2016년 10월 서울 송파구 복합물류센터에 ‘프레시센터’를 열었다. 프레시센터는 보관, 포장, 배송 등 물류의 전 과정이 식품을 당일 생산해 이른 시간 안에 전달해야 하는 ‘신선 배송’에 최적화돼 있다. CJ대한통운은 가정간편식 배송 시장 진출을 일찌감치 준비해왔다. 차별화된 서비스를 위해 일반 택배가 아니라 가정간편식만 배송하도록 하는 신규 전담 조직과 전용 터미널을 꾸렸다.

아침밥 배송의 성장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는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증가로 아침밥 배송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인 가구 중에서 홀로 사는 노인 가구 증가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업들 또한 아침밥 배송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전략을 어떻게 세우냐다. 아침밥 배송 시장의 주 고객층은 경제력을 갖춘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 등 2030세대다. 이 때문에 다소 비싸더라도 질 좋은 아침 식사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침밥 시장의 경쟁이 ‘질’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명지 한경비즈니스 기자 m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