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님, 설마 혼자 떠나시는 건 아니죠?…반려동물과 함께 여름휴가 보내기
여름은 반려견에게 공포의 계절이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면 열사병에 걸리는 반려견이 늘어난다. 피부에 땀샘이 없어서다. 반려견의 체온은 사람보다 2~3도 높은데 땀을 흘리지도 못해 체온 조절이 어렵다. 유일하게 체온을 조절하는 방법은 혀를 길게 빼거나 땀샘이 모여 있는 발바닥으로 땀을 흘리는 것. 불볕더위와 장마로 산책을 못해 스트레스가 쌓이면 우울증에 걸리는 견공도 많다. 아무리 더워도 반려동물에게 산책은 필수.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 대신 시원하고 우아하게 산책할 수 있는 곳이 있다.

국내 최초 반려견 출입이 가능한 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이다. 애견 동반 호텔도 반려견과 함께 무더위를 피할 수 있는 여름 피서지로 인기를 끌고 있다.

‘강아지 천국’ 스타필드 하남

신세계가 지난해 문을 연 스타필드 하남은 축구장 70개 크기와 맞먹는 국내 최대 규모 쇼핑몰이다. 쇼핑몰 내부의 자연 채광을 위해 천장을 유리와 금속 패널로 만들었다. 실내에 있지만 실외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개장 초기부터 반려견 동반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더위와 장마를 피해 시원하게 산책을 즐길 수 있고, 곳곳에서 반려견들끼리 ‘사교의 장’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스타필드 하남 공용 쇼핑몰 공간에는 크기와 관계없이 반려견 동반 출입이 가능하다. 단 목줄은 해야 한다. 쇼핑몰 곳곳에 배변처리 봉투가 비치돼 있고, 건물관리사들이 수시로 청소하며 위생 관리를 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질서가 잘 지켜지고 있어 고객불만 접수나 안전사고 등은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주인님, 설마 혼자 떠나시는 건 아니죠?…반려동물과 함께 여름휴가 보내기
명품 등 일부 매장과 식당을 제외하고는 애견 반입이 가능하다. 매장 앞에 쓰여 있는 안내문을 잘 봐야 한다. 걸어서 함께 입장할 수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케이지에 넣어 입장이 가능하다’고 쓰여 있다. 반려견과 함께 스타필드 하남을 찾는 사람들은 주말 기준 하루 약 200명이다. 카페나 식당을 이용하거나 아쿠아필드, 영화관 등에 가야 할 때는 쇼핑몰 내 ‘몰리스펫숍’에 맡기는 것도 좋다. 반려견 놀이터와 호텔,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에서 즐기는 ‘동반 피서’도 인기

무더위에 야외 활동이 어려운 반려견과 호텔로 피서를 떠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일부 특급호텔은 반려동물과 동반 투숙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내놓고 있다. 숙박요금에 클리닝 비용을 별도로 내면 반려동물 동반 투숙이 가능하다.

비스타워커힐서울은 ‘오마이펫’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반려동물 전용 침대와 식기, 식탁, 가운, 타월을 제공한다. 모든 객실에 15㎏ 미만의 반려동물 한 마리를 동반할 수 있다. 반려견의 생일이라고 미리 말하면 축하 배너와 카드도 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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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시즌스호텔 서울은 미끄럼방지 식기 세트, 숙면 매트, 봉제 뼈다귀 인형 등을 제공한다. 함께 투숙할 경우 1회 투숙 시 객실당 25만원이 추가된다. 객실당 4㎏ 이하의 반려동물 한 마리가 투숙 가능하다. 프레이저플레이스센트럴 서울은 ‘바우와우 패키지’를 운영한다. 17만9000원에 앉은키 60㎝ 이하 반려견 두 마리까지 허용된다. 일반 객실에도 2만2000~3만3000원을 추가로 내면 된다. 쉐라톤서울팔래스 강남, 알로프트 강남 등도 반려동물 투숙이 가능하다.

힐튼남해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엔 이미 이름난 곳이다. 객실마다 별도의 건물로 떨어져 있고, 해변 산책로 등이 잘 구비돼 있어 반려견과 함께 머물기에 최적의 장소다. 객실 내에서 반려동물 전용 룸서비스 메뉴도 주문할 수 있다.

■ 수영하고 뛰어놀고…가평·용인·포천은 캠핑犬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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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과 함께 놀러 갈 수 있는 캠핑장도 서울 근교에 많다. 숲속 산책로에서 여유롭게 뛰어놀도록 하다가 더울 때 수영장을 함께 이용할 수도 있다.

가평엘리스산장은 오토캠핑장과 글램핑장, 민박과 펜션 시설이 함께 갖춰져 있어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 애견놀이터와 애견 전용 수영장, 애견 드라이실이 마련돼 있다. 유명산 자연휴양림과 어비계곡 등이 가깝다. 파주독디자인하우스는 애견 전용 캠핑장으로 강아지들이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다. 수영장이 넓어 함께 수영을 즐기거나 애견 카약을 할 수도 있다.

가평화랑유원지 캠핑장은 물가와 밤나무 그늘에 70동까지 텐트를 칠 수 있는 오토캠핑장이다. 명지산 계곡 물가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 있고, 인조잔디가 깔린 풋살구장에서 주인과 반려견이 함께 마음껏 뛰어놀 수도 있다. 용인 청룡캠핑장은 대형견과 소형견 모두 입장 가능하다. 약 2만3000㎡(7000여 평) 면적에 50~70개의 캠핑 사이트가 있어 넓게 사용할 수 있다. 포천자연캠핑장은 조경사가 운영하는 캠핑장으로 꽃과 나무가 잘 가꿔져 있다. 메타세콰이어길, 라일락길, 느티나무길 등 힐링 산책로와 식물농장, 동물농장이 갖춰져 있다.

캠핑이 부담스럽다면 당일치기 애견 수영장을 찾는 것도 방법이다. 가평 설악의 어비소는 애견동반 식당과 애견 운동장을 함께 운영한다. 입장료 5000원으로 반려견이 미끄럼틀과 수영을 즐길 수 있다. 일산 헨더랜드 애견카페, 남양주 도그맥스, 용인 애니멀패밀리 등도 유명하다. 입장 요금은 대부분 견주와 반려견을 각각 따로 받는다. 반려견 1마리 기준으로 5000~1만8000원 선이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