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인도법인 ‘LSCI(LS케이블인디아)’ 소속 직원들이 뉴델리 북쪽 바왈공단에 있는 현지 생산 공장에서 통신용 케이블을 조립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LS전선 인도법인 ‘LSCI(LS케이블인디아)’ 소속 직원들이 뉴델리 북쪽 바왈공단에 있는 현지 생산 공장에서 통신용 케이블을 조립하고 있다. LS전선 제공
인인인(忍忍忍)…LS전선 인도법인 10년 만에 웃다
LS전선 인도법인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순이익을 냈다. 2007년 인도 법인을 설립한 지 10년 만이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S전선 인도법인은 올 상반기에 6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엔 260만달러 손실을 봤다. 매출도 4240만달러를 거둬 지난해 같은 기간 1630만달러와 비교해 3배 가까이 뛰었다. 연간 기준으로도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에서 처음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시작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2008년 뉴델리 북쪽 바왈공단에 16만5000㎡ 규모의 공장을 지은 LS전선은 전력 및 통신용 케이블을 만들고 있다. 통신신호 전송용 동축 케이블과 무선통신 부품을 중심으로 초고압 케이블 및 광섬유 케이블 등을 생산하고 있다. 동축 케이블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등 초고압 전력 및 통신 케이블을 함께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현지 업체다.

인인인(忍忍忍)…LS전선 인도법인 10년 만에 웃다
2012년까지 모두 합쳐 2만5000㎞에 이르는 각종 케이블을 내놓으며 시장을 키웠지만 좀처럼 이익을 내지는 못했다. 2013년에는 영업손실 규모가 750만달러까지 불어나기도 했다. 전선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은 해당 국가 정부의 의지가 중요한데 인도 정부의 인프라 투자가 기대보다는 적었기 때문이다. 매출을 꾸준히 키웠지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해 손실을 보는 상황이 계속됐다.

반전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디지털 인디아’ 슬로건을 내걸고 인터넷 통신망과 4세대 이동통신 등을 위한 인프라 확장에 나선 것이다. 세계적 통신장비 제조사인 에릭슨과 인도 1위 통신사업자 에어텔, 삼성전자 인도법인 등이 경쟁적으로 통신 인프라 사업을 수주했고, 여기에 따른 수혜는 LS전선 인도법인까지 돌아갔다.

◆뚝심 있는 투자가 결실로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도 미래를 위해 꾸준히 투자한 것이 결실을 봤다. LS전선은 2012년에 전력 케이블 공장을 준공하는 등 인도에 대한 투자를 지속했다. 지금까지 현지에 투자된 금액은 1090억원에 이른다.

2015년부터 LS전선을 이끌고 있는 명노현 대표(부사장·사진)는 사업모델도 바꿨다. 단순히 케이블을 납품하는 것을 넘어 통신 케이블에 접속 자재를 조립한 반제품을 통신장비업체들에 제공했다.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 등 LS전선의 해외 법인 중 반제품 형태의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인도법인이 유일하다.

LS전선 관계자는 “인건비가 저렴해 조립 등 추가 가공을 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인도만의 생산 여건을 적극 활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인도 정부가 전력 인프라 확대도 계획하고 있어 LS전선의 인도 사업은 올해를 기점으로 안정적인 흑자궤도에 올라설 전망이다. 지난 5년간의 초고압 케이블 생산 실적을 인정받아 올해부터 LS전선은 인도 전력청에 대한 입찰 자격을 갖춰 전력부문에서도 본격적인 매출 증가가 예상된다. LS전선은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기 위해 이익을 일부 희생하면서도 공격적인 단가 인하를 하고 있다.

명 대표는 “국가 기간산업에 해당하는 전력 및 통신 인프라 사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힘들다”며 “지난 10년간 현지에서 생산 및 영업 기반을 닦으며 신뢰를 쌓은 결실이 이익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