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에서 가장 수익을 많이 내는 제조업체가 됐다. 매출 60조원,영업이익 14조원의 2분기 실적으로 8년째 영업이익 세계 1위를 달려온 미국 애플을 제쳤다. 더불어민주당은 “앞으로 더욱 투명한 기업 운영과 진취적 기업 활동을 통해 세계 1위 위상을 굳건히 지키고, 국민의 사랑을 받는 최고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는 논평을 내놨다. 집권 여당이 모처럼 기업을 격려하고 나서니 반갑다.

1969년 아시아 변방의 작은 나라에서 조그만 가전회사로 출발한 삼성전자가 48년 만에 세계 정상에 도달했다는 것 자체가 세계 기업사에 기록될 일이다. 지난 반세기는 도전의 연속이었다. 1983년 D램 반도체 진출 선언은 그 당시 무모한 결정이란 시비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삼성전자의 성장동력이 됐다. 2006년에는 소니를 뛰어넘으며 TV시장 세계 1위에 올라섰다. 2013년 갤럭시S4 흥행 돌풍으로 애플을 추격하더니 이제는 영업이익에서 애플마저 밀어냈다.

여당이 삼성전자에 박수를 친 배경엔 한국에서 세계 1등 기업이 나왔다는 뿌듯함과 함께 이런 기업이 더 많이 나와주었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을 것이다. 글로벌 기업 수는 한 나라의 산업경쟁력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다.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좋은 일자리도 세계가 부러워하는 글로벌 기업이 얼마나 많으냐에 달렸음은 물론이다.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글로벌 기업 수는 더 늘어날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2016년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에서 한국은 전년보다 2개 줄어든 15개에 그쳤다. 이것이 대기업에 대한 규제 일변도 정책과 무관하다고 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부도 경제력 집중 논리에 기반한 재벌개혁, 글로벌 표준과는 거리가 먼 상법 개정 등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로 뻗어 가는 기업에 소위 경제민주화 논리로 경제력 집중을 따지는 게 맞는지, 국내 기업을 역차별하는 기업 관련 법이 바람직한지 생각해 봐야 할 상황이다. 여당은 박수만 한 번 치고 말 게 아니라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10개, 100개 더 쏟아질 수 있는 기업 환경 조성에 앞장서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