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태주 홈바이오 대표가 25일 만에 발효식초를 만들 수 있는 발효용기 ‘담그네’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경산=조아란 기자
권태주 홈바이오 대표가 25일 만에 발효식초를 만들 수 있는 발효용기 ‘담그네’의 기능을 설명하고 있다. 경산=조아란 기자
“안전하고 쉽게 발효식품을 만들 수는 없을까.” 식품유통업에 종사하던 권태주 홈바이오 대표는 2013년 고민에 빠졌다. 집에서 발효식초를 담그다 용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얼굴을 다친 주부를 여러 명 보면서다. 당류가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제때 용기 밖으로 배출되지 못해 생기는 사고였다.

49세의 늦은 나이였지만 창업을 결심하고 대구한의대 한방바이오창업보육센터에 입주했다. 발효 지식을 얻기 위해 사이버대 약용건강식품학과에도 입학했다. 3년간 독학 끝에 2015년 발효용기 ‘담그네 ’를 출시했다. 일반 발효용기보다 2~3배 비싼 개당 2만7500원인데도 작년 공영홈쇼핑에서 히트를 쳤다. 여섯 차례 방송에서 애초 목표량의 두 배가 팔렸다.

◆이산화탄소 배출, 외부 공기는 차단

홈바이오가 개발한 담그네는 이산화탄소는 빼내고 산소 유입은 막도록 설계돼 집에서도 쉽게 자연 발효를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산소와 접촉해 음식물이 부패하는 것을 막으면서도 안전하다.

권 대표가 개발한 역류방지핀 덕분이다. 용기 뚜껑에 뚫려있는 배출구 위에 뚜껑 면적이 넓은 역류방지핀을 얹었다. 용기 내부 압력이 세지면 핀이 들어올려지며 발효 과정에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외부로 배출된다. 핀 뚜껑 면적이 배출구보다 더 넓어 외부 공기는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평균 100일 걸리는 발효 기간을 4분의 1로 줄인 것도 장점이다. 발효를 촉진시키는 인공 효모와 알코올 없이 물과 설탕, 식재료만 섞어두면 25일 만에 발효식초가 완성된다. 설탕도 기존 발효용기 대비 3분의 1로 확 줄였다. 물 4L를 기준으로 딸기 포도 등 고당도 재료에는 설탕 1.1㎏, 솔잎 나무껍질 등 저당도 재료에는 1.3㎏을 넣으면 된다. 식초가 된 뒤 하루 다섯 차례 이상 저어주면 3~4일 후엔 발효주도 만들어진다.

◆대형마트에서도 곧 판매

담그네는 공영홈쇼핑에 입점한 작년 8월부터 본격 판매되기 시작했다. 권 대표는 “한 번 써본 고객들이 주변에 선물한다고 또 구매해 홈쇼핑 재구매율이 20~30%에 달한다”고 했다.

이 제품은 작년 공영홈쇼핑에서만 5억원어치가 팔렸다. 공영홈쇼핑에서 지난해 판매된 제품 가운데 판매량 5위 안에 드는 성적이다. 몸에 좋다는 재료를 쉽게 발효시켜 먹을 수 있는 게 인기 비결이다.

담그네는 다음달 하나로클럽,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도 입점한다. 홈쇼핑과 온라인 블로그 등을 통해 제품 인지도가 올라간 만큼 대형마트 등에서 본격적으로 판촉활동을 하기로 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30억원이다.

◆“동남아 시장도 공략할 것”

올 연말께부터는 해외 시장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권 대표는 “작년에만 8회 정도 수출상담회에 참여했는데 해외 동포들 사이에서 수요가 큰 것을 확인했다”며 “손님에게 직접 빚은 술을 대접하는 문화가 있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부터는 매출 중 10%가량을 수출로 올리는 게 목표다.

○‘이달의 으뜸중기 제품’은 이메일(art@hankyung.com)로 신청받습니다. 한국경제신문 홈페이지(event.hankyung.com)를 참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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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