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고문인 이방카 트럼프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민 관련 세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 사이에 앉아 있다. 트위터 캡처
백악관 고문인 이방카 트럼프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민 관련 세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대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오른쪽) 사이에 앉아 있다.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 트럼프가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아버지 자리에 대신 앉았다가 비난 세례를 받았다.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러시아 정부 측 참가자인 스베틀라나 루카시가 찍어 트위터에 올린 사진 한 장이었다. 이 사진에서 이방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앉아 있다. 원래 트럼프 대통령이 앉아 있던 자리다. ‘아프리카와의 협력, 이민, 건강’을 주제로 한 세션이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양자회담을 위해 자리를 떴을 때 뒷줄에 앉아 있던 이방카가 잠시 대리로 앉은 것뿐”이라며 이례적인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다른 정상들이 자리를 뜰 때도 다른 누군가가 대신 착석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방카가 정식 정부 관료가 아니라 백악관 고문을 맡고 있는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이다.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을 대신할 수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시절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지낸 마이클 맥폴은 트위터에 “대통령은 이게 그의 주변 사람이나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이상하게 보이는지 왜 깨닫지 못하는가?”라고 적었다. 백악관 공보국장과 선임고문을 지낸 댄 파이퍼 CNN 정치평론가는 트위터에 “미국에서는 정부의 권위가 혈통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 부여된다”고 지적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CBS와의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자신을 ‘공적 업무에 종사하는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고 있다”며 “그는 세계를 돕는 노력을 하지 않음으로써 시간을 낭비하기를 원치 않는다”고 옹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