셔츠·꽃·반려견 장난감까지…정기배송 'OO박스'의 진화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뜬다
초기엔 '화장품 박스'로 인기
온라인 배송 서비스 발달하며 옷·식재료·취미로 영역확장
"취향별 골라서 집까지 보내줘"…바쁜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
초기엔 '화장품 박스'로 인기
온라인 배송 서비스 발달하며 옷·식재료·취미로 영역확장
"취향별 골라서 집까지 보내줘"…바쁜 직장인 사이에서 입소문
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는 작년 7월 설립 5년밖에 안 된 ‘달러셰이브클럽’을 10억달러(약 1조1545억원)에 사들였다. 달러셰이브클럽은 매달 1~9달러를 결제하면 여러 개의 면도날을 정기적으로 배송해주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 ‘면도날 정기 배송’이란 새로운 개념의 서비스를 시작한 이 회사는 현재 미국에서만 320만 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
우유 배달, 신문·잡지 구독 등에서 시작한 정기배송 서비스가 면도날, 화장품, 옷, 가방, 식재료, 꽃, 수제맥주, 취미활동 재료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 정기배송이 아니라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으로 알아서 골라주는 큐레이션 기능까지 더해져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직장인들이 서브스크립션커머스를 편리한 서비스로 인식하면서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편리함을 소비하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몇 년 전 미미박스, 글로시박스 등 화장품 정기배송 업체들이 생겨나면서다. 이들 업체는 매달 5만~9만원가량을 결제하면 신제품 여러 개를 담은 뷰티박스를 배송해줬다. 한 번 써본 화장품을 재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자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직장인을 겨냥한 의류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윙클로젯, 더클로젯 등은 여성용 의류를 매달 배송해준다. 윙클로젯은 소비자가 직접 사이즈와 선호 디자인, 싫어하는 스타일 등을 전달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골라 보내준다. 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옷 세 벌을 7일 동안 빌릴 수 있는 1회 이용권은 3만9000원, 이용 횟수와 반납기한에 제한이 없는 월정액제는 9만9000원이다.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용자가 5000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하자 지난달 중순까지 두 달가량 신규회원 모집을 중단하기도 했다.
윙클로젯을 이용하는 30대 직장인 이선미 씨는 “바빠서 쇼핑할 시간이 없는데 내 몸에 맞는 옷과 좋아하는 디자인을 알아서 보내주니까 개인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한 것 같다”고 했다. 의류 꽃 먹거리 등 다양
남성을 겨냥한 셔츠 배송 서비스업체 위클리셔츠, 셔츠버틀러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위클리셔츠는 구입부터 세탁과 다림질까지 셔츠와 관련한 모든 고민을 없애주기 위해 시작됐다. 입고 난 셔츠를 집 현관문 고리에 걸어두면 새벽에 업체가 수거해 간다. 세탁과 다림질을 한 뒤 배송해주는데 1주일에 세 벌, 다섯 벌을 선택할 수 있다. 월 4만9000~7만5000원이면 매일 빳빳한 셔츠를 입을 수 있다. 유아용품이나 아동용 서적을 보내주는 베베앤코, 라이크박스 등도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옷뿐 아니라 맥주, 제철 식재료 등 먹거리를 서브스크립션커머스로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셰프의 레시피와 그에 해당하는 식재료를 쿠킹박스 형태로 배송해주는 기업은 프렙박스, 비셰프, 테이스트샵 등 10곳이 넘는다.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무릉외갓집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 업체는 제주 무릉리 사람들이 재배하는 농산물, 특산물 등을 매달 한 번씩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 기업이다. 격월로 1년에 여섯 번 받아보는 서비스는 29만8000원, 매달 받아보는 연간 이용권은 43만8000원이다.
큐레이션 기능이 관건
유통업계에서는 큐레이션 기능을 얼마나 잘 갖췄는지가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 간식, 장난감 등을 골라주는 펫박스, 계절에 맞는 화사한 꽃을 알아서 보내주는 꾸까, 다양한 취미활동거리를 배송해주는 하비인더박스, 옷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윙클로젯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전문가들이 제대로 골라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비인더박스는 가죽필통 만들기, 향초, 핸드드립 커피 등 매달 다른 취미 재료들을 보내주는 독특한 콘셉트를 잡았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맥주를 배송해주는 벨루가는 7월 가입자 모집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은 “과거엔 성장산업이 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웨어에서 나왔지만 앞으로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처럼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군이 혁신적 미래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subscription commerce. 잡지 구독처럼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부담하면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해주는 유통 서비스. 전문가들이 알아서 보내주는 큐레이션 기능이 더해지고, 품목도 화장품·옷·식재료·꽃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우유 배달, 신문·잡지 구독 등에서 시작한 정기배송 서비스가 면도날, 화장품, 옷, 가방, 식재료, 꽃, 수제맥주, 취미활동 재료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단순 정기배송이 아니라 소비자 취향에 맞는 상품으로 알아서 골라주는 큐레이션 기능까지 더해져 ‘진화’하고 있다. 온라인 구매에 익숙한 직장인들이 서브스크립션커머스를 편리한 서비스로 인식하면서 앞으로 시장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편리함을 소비하다
서브스크립션커머스가 국내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건 몇 년 전 미미박스, 글로시박스 등 화장품 정기배송 업체들이 생겨나면서다. 이들 업체는 매달 5만~9만원가량을 결제하면 신제품 여러 개를 담은 뷰티박스를 배송해줬다. 한 번 써본 화장품을 재구입하려는 소비자가 늘자 해당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직장인을 겨냥한 의류업체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윙클로젯, 더클로젯 등은 여성용 의류를 매달 배송해준다. 윙클로젯은 소비자가 직접 사이즈와 선호 디자인, 싫어하는 스타일 등을 전달하면 그에 맞는 제품을 골라 보내준다. 개인별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옷 세 벌을 7일 동안 빌릴 수 있는 1회 이용권은 3만9000원, 이용 횟수와 반납기한에 제한이 없는 월정액제는 9만9000원이다. 올해 3월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용자가 5000명을 돌파하는 등 급증하자 지난달 중순까지 두 달가량 신규회원 모집을 중단하기도 했다.
윙클로젯을 이용하는 30대 직장인 이선미 씨는 “바빠서 쇼핑할 시간이 없는데 내 몸에 맞는 옷과 좋아하는 디자인을 알아서 보내주니까 개인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한 것 같다”고 했다. 의류 꽃 먹거리 등 다양
남성을 겨냥한 셔츠 배송 서비스업체 위클리셔츠, 셔츠버틀러 등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위클리셔츠는 구입부터 세탁과 다림질까지 셔츠와 관련한 모든 고민을 없애주기 위해 시작됐다. 입고 난 셔츠를 집 현관문 고리에 걸어두면 새벽에 업체가 수거해 간다. 세탁과 다림질을 한 뒤 배송해주는데 1주일에 세 벌, 다섯 벌을 선택할 수 있다. 월 4만9000~7만5000원이면 매일 빳빳한 셔츠를 입을 수 있다. 유아용품이나 아동용 서적을 보내주는 베베앤코, 라이크박스 등도 엄마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옷뿐 아니라 맥주, 제철 식재료 등 먹거리를 서브스크립션커머스로 이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셰프의 레시피와 그에 해당하는 식재료를 쿠킹박스 형태로 배송해주는 기업은 프렙박스, 비셰프, 테이스트샵 등 10곳이 넘는다. 건강한 식재료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무릉외갓집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이 업체는 제주 무릉리 사람들이 재배하는 농산물, 특산물 등을 매달 한 번씩 보내주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 기업이다. 격월로 1년에 여섯 번 받아보는 서비스는 29만8000원, 매달 받아보는 연간 이용권은 43만8000원이다.
큐레이션 기능이 관건
유통업계에서는 큐레이션 기능을 얼마나 잘 갖췄는지가 서브스크립션커머스 업체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 간식, 장난감 등을 골라주는 펫박스, 계절에 맞는 화사한 꽃을 알아서 보내주는 꾸까, 다양한 취미활동거리를 배송해주는 하비인더박스, 옷 스타일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윙클로젯 등이 인기를 끄는 것도 전문가들이 제대로 골라주는 큐레이션 기능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하비인더박스는 가죽필통 만들기, 향초, 핸드드립 커피 등 매달 다른 취미 재료들을 보내주는 독특한 콘셉트를 잡았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맥주를 배송해주는 벨루가는 7월 가입자 모집이 일찌감치 마감됐다.
유효상 차의과학대학 융합경영대학원장은 “과거엔 성장산업이 주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하드웨어에서 나왔지만 앞으로는 서브스크립션커머스처럼 사람들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서비스군이 혁신적 미래 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subscription commerce. 잡지 구독처럼 소비자가 일정한 금액을 부담하면 상품이나 서비스 등을 정기적으로 제공해주는 유통 서비스. 전문가들이 알아서 보내주는 큐레이션 기능이 더해지고, 품목도 화장품·옷·식재료·꽃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