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웹서비스(AWS)와 LG CNS는 지난달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두 회사의 노하우를 나눈다는 게 제휴의 골자다. 왼쪽은 LG CNS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원덕주 전무. 오른쪽은 AWS 글로벌 파트너 에코시스템의 테리 와이즈 부사장. LG CNS 제공
아마존웹서비스(AWS)와 LG CNS는 지난달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클라우드 분야에서 두 회사의 노하우를 나눈다는 게 제휴의 골자다. 왼쪽은 LG CNS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원덕주 전무. 오른쪽은 AWS 글로벌 파트너 에코시스템의 테리 와이즈 부사장. LG CNS 제공
클라우드 시장이 외국계 업체의 전쟁터로 바뀌고 있다. 글로벌 시장 1위인 아마존웹서비스(AWS)가 LG CNS와 손을 잡는 등 외국계와 국내 기업의 합종연횡 사례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LG와 손잡은 아마존웹서비스

AWS는 세계 클라우드 시장 3분의 1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이 분야 최강자다. 지난해 아시아에서 다섯 번째로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가동했으며 포스코와 LG 등 주요 대기업과도 잇따라 제휴를 맺고 있다. 발 빠른 행보로 국내에 ‘아마존 생태계’를 조성하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엔 국내 2위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인 LG CNS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업계를 놀라게 했다. AWS의 클라우드 시장 노하우와 LG CNS의 영업 마케팅 능력을 결합하는 게 이번 제휴의 골자다. 인프라형(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 클라우드 시장에서 주로 활약해온 AWS가 플랫폼형(PaaS·Platform as a Service)과 소프트웨어형(SaaS·Software as a Service) 시장으로 공략 범위를 넓히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AWS의 인프라에 LG CNS의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얹어 사용자가 별도의 작업 없이 곧바로 쓸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외국계 '클라우드 전쟁터' 된 한국 시장…국내업체 생존 비법은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초 서울과 부산에 자체 데이터센터를 완공해 아마존을 견제하고 있다. ‘MS 오피스’를 쓰는 국내 기업에 ‘애저(Azure)’ 기술을 활용한 클라우드를 보급하는 게 MS의 목표다. ‘MS 오피스’를 통해 구축한 경쟁력을 클라우드 시장으로 확대하는 전략이다.

국내 중소 클라우드 업체와 힘을 합쳐 공공 분야 공략에 나서겠다는 선언도 했다. MS의 협력사는 국내 클라우드 기업인 호스트웨이, 크로센트, 베스핀글로벌 등이다. MS는 클라우드 플랫폼을 호스트웨이와 함께 구축해 클라우드 보안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가 국내 공공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이 인증이 꼭 필요하다.

새로운 상품도 선보인다. 크로센트와 협력해 개방형 클라우드 플랫폼 ‘파스엑스퍼트(PaaSXpert)’를 애저 환경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파스엑스퍼트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화진흥원 주도로 개발된 ‘파스-타(PaaS-Ta)’를 기반으로 개발된 플랫폼이다. 기업 대상 컨설팅 활동도 할 예정이다. 클라우드 컨설팅 기업인 베스핀글로벌과 함께 공공기관의 민간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을 돕겠다는 구상이다.

◆가상화 기술 등에서 외국계가 앞서

IBM도 제휴사인 SK(주) C&C와 함께 인공지능(AI)을 접목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류, 콘텐츠 등 특정 업종에 특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는 게 IBM과 SK(주) 연합의 전략이다.

최근 공개된 콘텐츠 기업용 클라우드 네트워크 서비스인 ‘클라우드 제트 CDN’이 대표적 사례다. 이 서비스를 SK(주) C&C의 AI 시스템인 ‘에이브릴’과 함께 활용하면 세계 최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넷플릭스와 비슷한 개인 맞춤형 콘텐츠 플랫폼을 구현할 수 있다. 국내 기업이 클라우드에 콘텐츠를 올리면 별도의 계약 없이도 세계 각국으로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IBM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40개 지역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도 무료로 쓸 수 있다.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 1위 업체인 오라클도 클라우드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자사 DBMS를 사용하는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환을 돕는 게 오라클 클라우드 사업의 골자다.

전문가들은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앞으로 상당 기간 외국계가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IT서비스와 통신사 등도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상품을 보유하고 있지만 ‘가상화’ 등 클라우드 운용에 필요한 핵심 기술이 외국계에 밀린다”며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외국계 업체와의 합종연횡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시장조사기관 시너지리서치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 1위는 41%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AWS였다. MS, IBM, 구글이 도합 23%가량의 점유율로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