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한산 석탄 금수에도 북한 자금줄 압박 효과 미미
중국이 석탄 수입을 금지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구매력이 국제사회가 예상한 것보다 더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1~5월 중국의 대(對)북한 수출입 현황을 분석해 “중국이 지난 2월 김정남 피살 직후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음에도 북한의 구매력에는 실질적인 영향이 없다”고 보도했다.

석탄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다. 유엔에 따르면 올해 북한 수출액 중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북한은 석탄 수출을 통해 2015년 이후 월평균 9400만달러를 벌었다.

석탄 수출이 막히면 북한의 중국 제품 구매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딴판이었다. 중국 세관의 5월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중국 월간 수입액은 3~5월 연속 20억위안(약 3381억원)을 넘기며 금수 조치 전인 1월 수입액(약 16억위안)을 압도했다. 2월 수입액이 10억위안 정도로 낮게 나온 것은 설날로 교역량이 줄어든 영향이라고 FT는 전했다.

품목별로는 북한의 중국산 연료 수입이 줄어든 대신 자동차, 식용유, 선박용 엔진, 오렌지 토마토 등의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구매력이 예상보다 크다고 해석했다. 물론 북한이 러시아 등 다른 국가로 석탄 수출을 통해 얻은 이익으로 중국 제품을 계속 수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또 중국이 석탄 수입을 전면 중단했지만 중국 세관의 공식 집계에 잡히지 않은 선박들이 비밀리에 석탄을 날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 경제가 상당히 양호하다는 것은 중국산 원유를 꾸준히 수입하는 데서도 드러난다. 중국산 원유 수입량은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매달 5만t에 달했다. 2010~2012년 사이 월 4만4000t으로 감소했지만 2013년엔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전문가들이 중국으로부터 석유와 관련 제품 수입을 금지당하면 타격이 클 것이라고 보는 이유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