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SRT의 '메기효과' 걷어찰 수 없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SRT 개통 후 강화된 철도서비스
코레일 적자 구실로 통합논의 말고
선의경쟁 통해 철도문화 혁신해야
백환기 < 지방의회연구소 교수·국제학 >
코레일 적자 구실로 통합논의 말고
선의경쟁 통해 철도문화 혁신해야
백환기 < 지방의회연구소 교수·국제학 >
최근 철도업계의 두 가지 이질적인 소식을 접했다. 하나는 수서고속철도(SRT)가 개통 6개월 만에 누적 이용객 1000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고, 하나는 KTX를 운영하는 코레일이 올 1분기 478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소식이다. 코레일은 2014년 3년 연속 영업흑자 이후 4년 만에 적자 전환을 맞게 됐다. 앞으로 연간 2000억원의 적자가 우려된다고 한다. 그런데 적자 원인이 영업 6개월을 갓 넘긴 SRT 때문이라고 한다. 정말 그럴까.
코레일은 지난해 1539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올해 2000억원의 적자를 본다면 SRT 분리 운영으로 3500억원의 손실을 본다는 것이다. 올해 목표 매출 5400억원인 SRT로 인해 그만큼의 손실을 본다는 게 타당한 주장일까. SRT 출범 당시 KTX 이용객이 하루 평균 1만4533명 감소할 경우 KTX 매출은 연간 1591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SRT를 운행하는 법인 (주)SR이 코레일에 차량임대료, 공용역 수탁 등으로 1100억원을 지급하고 코레일이 매출에 연동되는 선로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하면 SRT 분리 운영으로 인한 손실은 대부분 상쇄된다.
SRT와 KTX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코레일도 그간 중단해온 KTX 마일리지 제도 부활, 인터넷 특가 할인 확대, 객실별 전원콘센트 설치, 와이파이 확대, 사당역과 송내역에서 각각 광명역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 도입 등 고객 서비스 확대·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SRT가 한국 철도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SRT가 누적 승객 1000만 명을 돌파한 실적에는 고객 가치를 구현하며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숨은 그림이 담겨 있다. SR이 1000만 명의 승객에게 10% 저렴한 요금으로 고속철도의 탑승 편의를 제공한 것은 이용객의 10%인 100만 명에게는 철도라는 국가기간 시설을 활용한 공공재를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낙수효과로서 경제 살리기에 기여한 것이며, 그것이 실현되지 못했을 경우 국가가 감당해야 할 재정 부담을 완화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이용객들은 SR이 향후 어떻게 변신하며 코레일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용객 기대는 단순하다. SR과 코레일이 선의의 경쟁으로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더 쾌적하고 안전한 고속열차를 선택해 탈 수 있도록 해 줄 것과 두 기관은 경영 합리화로 적자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따라서 선의의 경쟁을 선도해 새로운 철도문화를 만들라고 풀어놓은 메기인 SR이 제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SR이 제대로 성장해 메기 역할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SR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우려하는 출혈 경쟁을 위한 사기업이 아니다. SR은 코레일이 41%, 사학연금 31.5%, 기업은행 15%, 산업은행이 12.5% 지분을 갖고 있다. 경쟁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이 공공에 기여하는 구조이지 개인과 민간 이익으로만 귀결되는 여타의 민영화가 아니다.
향후 SR이 이용객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고객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내면서 어떻게 한국의 철도문화를 혁신하는 메기 역할을 할 것인지 지금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SR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때 메기를 잡아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백환기 < 지방의회연구소 교수·국제학 >
코레일은 지난해 1539억원의 흑자를 냈는데, 올해 2000억원의 적자를 본다면 SRT 분리 운영으로 3500억원의 손실을 본다는 것이다. 올해 목표 매출 5400억원인 SRT로 인해 그만큼의 손실을 본다는 게 타당한 주장일까. SRT 출범 당시 KTX 이용객이 하루 평균 1만4533명 감소할 경우 KTX 매출은 연간 1591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그러나 SRT를 운행하는 법인 (주)SR이 코레일에 차량임대료, 공용역 수탁 등으로 1100억원을 지급하고 코레일이 매출에 연동되는 선로사용료를 내지 않는 것 등을 고려하면 SRT 분리 운영으로 인한 손실은 대부분 상쇄된다.
SRT와 KTX 경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코레일도 그간 중단해온 KTX 마일리지 제도 부활, 인터넷 특가 할인 확대, 객실별 전원콘센트 설치, 와이파이 확대, 사당역과 송내역에서 각각 광명역으로 운행하는 셔틀버스 도입 등 고객 서비스 확대·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는 SRT가 한국 철도산업의 혁신을 선도하는 ‘메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SRT가 누적 승객 1000만 명을 돌파한 실적에는 고객 가치를 구현하며 재정 부담을 완화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숨은 그림이 담겨 있다. SR이 1000만 명의 승객에게 10% 저렴한 요금으로 고속철도의 탑승 편의를 제공한 것은 이용객의 10%인 100만 명에게는 철도라는 국가기간 시설을 활용한 공공재를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낙수효과로서 경제 살리기에 기여한 것이며, 그것이 실현되지 못했을 경우 국가가 감당해야 할 재정 부담을 완화시켰다고 볼 수도 있다.
이용객들은 SR이 향후 어떻게 변신하며 코레일은 어떻게 대응할지 주목하고 있다. 이용객 기대는 단순하다. SR과 코레일이 선의의 경쟁으로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더 쾌적하고 안전한 고속열차를 선택해 탈 수 있도록 해 줄 것과 두 기관은 경영 합리화로 적자를 내지 말라는 것이다. 따라서 선의의 경쟁을 선도해 새로운 철도문화를 만들라고 풀어놓은 메기인 SR이 제 역할을 하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 SR이 제대로 성장해 메기 역할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SR은 정부와 국민 모두가 우려하는 출혈 경쟁을 위한 사기업이 아니다. SR은 코레일이 41%, 사학연금 31.5%, 기업은행 15%, 산업은행이 12.5% 지분을 갖고 있다. 경쟁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이 공공에 기여하는 구조이지 개인과 민간 이익으로만 귀결되는 여타의 민영화가 아니다.
향후 SR이 이용객과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고객 가치 실현과 공공성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성과를 내면서 어떻게 한국의 철도문화를 혁신하는 메기 역할을 할 것인지 지금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SR이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때 메기를 잡아내도 결코 늦지 않을 것이다.
백환기 < 지방의회연구소 교수·국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