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이미지 검색
바야흐로 검색의 시대다. 뭐든 궁금한 게 있으면 곧바로 스마트폰에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답이 나오는, 그런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데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아름다운 꽃이나 나무 이름이 궁금할 때는 어떻게 하면 될까. 이름을 모르니 검색할 수도 없다. 이런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모바일 앱이 이미 나와 있다.

‘모야모’라는 국산 앱으로 꽃 나무 식물의 사진을 찍어 올리면 이름을 알려준다. 이 앱은 ‘집단지성’을 활용한다. 식물 전문가들이 올라온 질문에 일일이 답을 달아주는 식이다. 정감이 가는 방식이지만 왠지 첨단 모바일 시대엔 좀 안 어울리는 것도 사실이다.

구글의 ‘이미지 검색’은 사람이 아니라 AI(인공지능)가 실시간으로 그 결과를 알려준다. 자신이 찍었거나 온라인상에 있는 이미지를 올리면 신기하게도 그 이름을 알려준다. 정확도가 아주 높다고 보긴 어렵지만 누가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이미지(호랑이 사자 기린 등)는 거의 100% 확실하게 가려낸다.

AI가 궁극의 목표라고 공언해 온 구글은 일찍부터 이미지 검색에 공을 들여왔다. 이미지 검색은 ‘알파고’로 유명해진 이른바 딥러닝이라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과정을 통해 이뤄진다. 인간의 신경망과 비슷한 여러 층(layer)의 필터를 통해 특정 이미지가 어떤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에 따라 지속적 시행착오 학습을 통해 정확도를 높여가는 식이다.

이미지 검색이 갈 길은 아직 멀다. 특정 동·식물의 이름 정도는 쉽게 구분하지만 풍경 사진의 장소가 어딘지를 알아내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다. 구글 이미지 검색은 유명 건축물이 나온 사진은 비교적 정확하게 장소를 찾아내지만 일반 풍경 사진은 강이나 바다, 산 언덕처럼 지형을 검색결과로 보여줄 뿐이다.

네이버도 스마트폰 용 이미지 검색 앱 ‘스마트 렌즈’를 어제 공개했다. 직접 찍거나 저장된 사진을 불러오면 AI를 활용, 비슷한 이미지 등을 검색 결과로 제공한다. 비슷한 사진이 있는 블로그, 카페 등이 검색돼 SNS 활용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이미지 검색의 최종 목적지는 아마도 사람 얼굴 인식이 아닐까 싶다. 얼굴 사진을 찍어 올리면 바로 이름을 포함해 인적 사항이 쭉 나올 정도가 되면 거의 완벽한 기술이라고 봐도 될 것이다. 이게 가능해지면 몽타주도 필요없어지고 CCTV 화면만 있으면 범인 검거는 식은 죽 먹기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것이 가능해지려면 사진을 포함해 모든 개인정보가 DB로 등록돼 있어야 한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더라도 개인정보와 사생활 보호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 이미지 검색 기술이 어디까지 발전할지 궁금하다.

김선태 논설위원 k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