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가 오는 18일 국내 10대 기업과 간담회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정부 핵심 기구로 떠오른 일자리위원회가 개별 기업을 만나는 첫 자리다. 참석 대상 기업을 분류하는 기준은 과거와 확연하게 달라졌다.

지금까진 일반적으로 자산 또는 매출 기준으로 국내 10대 그룹을 초청했다. 하지만 이번엔 그룹 기준이 아니라 개별 기업 임직원 수를 기준으로 10대 기업을 초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기아자동차, LG디스플레이, 이마트, 롯데쇼핑, 삼성디스플레이, KT, SK하이닉스 등 10곳이 참석 대상 기업으로 선정됐다. 통상 10대 그룹에 포함되던 포스코, GS, 한화, 현대중공업 계열사는 모두 빠졌다.

일자리위원회가 대기업을 분류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 데는 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더 집중하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0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초청한 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재계 순위도 자산총액이나 계열사 수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느냐를 기준으로 따졌으면 좋겠다”며 “좋은 일자리를 많이 제공하는 기업에 우리 사회의 각종 자원이 집중될 수 있도록 바꾸겠다”고 밝혔다. 일자리위원회는 양질의 일자리를 늘린 기업에 세금 혜택 등을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답답하게 여기는 기업은 자산이나 매출 규모는 크지만 고용 인원은 많지 않은 전통 굴뚝 기업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치산업과 서비스산업, 수출과 내수 등 산업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순히 임직원 수만으로 기업 우열을 평가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라며 “최소 동종업계와 비교한 고용창출 능력을 따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GS칼텍스의 임직원 수(2886명)는 이마트(2만7942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GS칼텍스가 지난해 벌어들인 이익(1조4170억원)은 이마트(3816억원)의 네 배에 달한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