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국내 최초로 빌트인 가전만을 위한 전시장을 다음달에 연다. 작년 하반기 한국과 미국에 출시한 빌트인 가전 브랜드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위한 장소다.

LG전자는 이를 위해 서울 논현동에 있는 5층 빌딩을 리모델링하고 있다. 11일 방문한 현장에는 “커밍 순(coming soon)”이라는 글자와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 브랜드가 적힌 외벽이 설치돼 있었고, 그 안에서는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주방 인테리어와 가구에 맞춰 들어가는 빌트인 가전은 냉장고, 오븐, 식기세척기, 전기레인지 등을 합쳐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이상 나간다. 프리미엄 시장을 노리는 가전업체 입장에서는 놓칠 수 없는 분야다.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해 국내 가전업체들은 시장을 넓히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베스트샵 강남본점과 일부 유명 백화점에 빌트인 코너를 마련해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를 선보인 LG전자는 이번에 전용 전시장을 통해 방문객이 빌트인 가전의 가치를 확인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전시관 디자인은 미국 건축가 톰 메인에게 맡겼다. 그는 미국 정부에서 건축 문화부문 최고자문위원을 지냈고, 세종시에 조성되는 복합 쇼핑몰 엠브릿지를 설계했다.

LG전자는 주요 인테리어 업체 및 가구업체와도 파트너십을 맺고, 빌트인 가전을 이용한 다양한 인테리어 디자인을 제안할 예정이다. 주방을 먼저 만들고 빌트인 가전을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건물 설계 시점부터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에 최적화한 주방을 계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전시관에는 또 빌트인 가전을 이용해 방문객이 직접 요리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된다. LG전자는 유명 요리사 등을 상주시키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시그니처 키친 스위트는 LG전자가 상대적으로 취약한 빌트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내놓은 브랜드다. 올 들어 미국 내 주택 관련협회 및 인테리어 디자이너협회 등과 공동 마케팅에 나서며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