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8군 사령부 평택신청사 개관식
여의도 5배 크기…오산기지·평택항 인접
패트리엇 미사일 증강배치 신속 전투 태세
미국 "사드가 한반도 남쪽 1000만 명 보호"
미8군 사령부는 11일 평택 신청사 개관식을 열고 ‘캠프 험프리스’ 기지를 국내 언론에 공개했다.
미8군 사령부의 평택 이전은 한국과 미국 간 합의로 추진 중인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의 일부다. 주한미군 평택 이전 사업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주한미군 기지를 통폐합하는 프로젝트로, 2003년 노무현 정부 당시 한·미 정상 합의 후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주한미군의 중·대대급 부대 이전은 2013년부터 진행됐지만, 미8군 사령부는 지난 3월 선발대 이전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 본대 이전을 마쳤다. 내년까지 미2사단을 포함한 모든 부대가 험프리스 기지에 주둔할 것이라고 미군 측은 전했다. ◆해외 미국 육군기지 중 최대
미8군은 주한미군의 주축으로서 한국의 현대사를 함께해 왔다. 6·25전쟁 당시 인천상륙작전과 낙동강 전선의 북한군 제압, 평양 점령 등을 주도했다. 1953년 7월 정전협정 후 휴전상태에 들어간 뒤 용산에 주둔했다.
미8군의 새 둥지인 험프리스 기지는 1961년 작전 도중 헬기 사고로 숨진 미 육군 장교 벤저민 K 험프리 준위를 기념해 1962년 그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부지 면적은 총 1468만m²(약 444만 평)로 서울 여의도의 약 다섯 배에 달한다. 기지 내에 513동(한국 측 226동, 미국 측 287동)의 건물이 들어선다. 학교, 상점, 은행, 운동장 등 미군과 가족을 위한 시설도 포함됐다. 미군 자녀들이 다닐 초·중·고교는 이미 문을 열었다.
이날 개관식에는 토머스 밴달 주한 미8군사령관(중장), 태미 스미스 미8군 부사령관(소장) 등 미군 측 300여 명과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서주석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밴달 미8군사령관은 환영사에서 “총 107억달러가 투입된 평택 기지 건설 프로젝트가 험프리스 기지의 규모를 확장해 미 국방부 해외 육군 기지 중 최대 규모로 거듭나게 했다”며 “이 시설들이야말로 미 국방부의 해외 시설 중 단연 최고”라고 말했다. 또 “2020년 전체 기지가 완공되면 한·미 양국 정부의 동맹을 향한 영원한 헌신이 주한미군의 변혁을 통해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오늘 밤에라도 당장 전투에 임할 수 있는 준비 태세가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8군 평택 기지는 동북아시아 기동부대로서 위상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근에 오산 미 공군기지와 평택항, 철도 시설도 있어 유사시 신속한 병력과 물자 집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패트리엇 미사일 증강 배치
지리적으로 북한과 너무 가깝다는 것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평택기지는 북한의 300㎜ 방사포의 타격권 안에 있다. 최대 사거리가 약 200㎞에 이르는 300㎜ 방사포는 군사분계선(MDL) 인근에서 발사하면 주한미군 평택·군산기지 및 우리 군의 육·해·공군본부가 있는 계룡대까지 타격할 수 있다. 미군 측은 이런 위협에 대응해 평택기지에 패트리엇 미사일(PAC-3)을 증강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은 PAC-3를 해당 미사일의 개량형인 ‘PAC-3 MSE’로 내년까지 교체할 계획이며, 평택기지에도 PAC-3 MSE를 배치할 전망이다. 최대 요격 거리는 40㎞며 로켓 모터와 미사일 조종 날개 등을 개선해 명중률을 높였다. 아파치 롱보(AH-64D) 공격헬기, 팔라딘 자주포(M109A6), 단거리 방공체계인 어벤저(AN-TWQ-1), 주력 전차인 에브럼스(M1A2 SEP)와 브래들리 전투 장갑차(M2A3) 등 각종 무기도 보유해 공격과 방어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다.
밴달 사령관은 기자간담회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관련 질문을 받고 “사드가 성주에 배치됨으로써 남부 지방의 1000만 명이 넘는 시민을 보호하고 여러 항만과 공항 등 핵심 시설을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으로부터 방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