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TF] 미국 반도체 주가 주춤하지만 고평가는 아니다
지난달 초부터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가 상당히 하락했다. 장기간 상승 랠리가 이어지면서 더 오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누적된 기술적 결과로 해석된다. 하지만 반도체업종의 전반적인 실적과 장기적인 성장동력을 고려한다면 아직까지 ‘고평가’와는 거리가 멀다는 의견이다. 단기과열에 대한 부담만 해소된다면 미국 반도체업종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올해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에 포함된 30개 기업기준 미국 반도체업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21배 수준이다. 고평가라고는 하기 어려우나 싸다고도 보기 어렵다. 이 가운데 PER이 100배에 육박하는 AMD와 50배를 상회하는 CREE, 그리고 40배에 가까운 NVDIA 등 3개 기업을 제외한 나머지 27개 기업의 평균 PER은 16배로 떨어진다. 다시 말해 미국 반도체업종은 특정 몇 개 기업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높기 때문에 고평가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대부분 대형주는 부담이 크지 않은 밸류에이션에서 거래되는 셈이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 1위와 2위 기업인 TSMC와 인텔의 PER은 각각 15배와 12배에 불과하다.

미국 반도체업종의 장기적인 성장동력 또한 여전히 탄탄하다. 광범위한 인공지능(AI)의 적용과 데이터센터 성장이 견인하는 반도체 수요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보기 어려워서다. 여기에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등 각종 기계장비에 사용되는 반도체 사용의 확대는 보너스다.

미국 반도체업종의 대표지수는 두 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다. 다만 이 지수는 지수산정 시 가격가중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시가총액이 크지 않은 종목의 편입비중이 생각보다 커질 수 있는 리스크가 존재한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로는 아이셰어 필라델피아 반도체ETF(SOXX.US)가 있다. 다른 하나는 MVIS U S 반도체25인덱스가 있다. 이 지수는 지수산정 시 시가총액가중 방식을 사용해 대형주 편입비중이 높다. 이 지수를 추종하는 대표적인 ETF로는 반에크 벡터스 반도체ETF(SMH.US)를 들 수 있다.

김도현 <삼성증권 해외주식팀 수석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