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아우디 A8
자율주행 아우디 A8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아우디가 올가을 세계 최초로 사람 대신 자동차가 운전을 담당하는 자율주행차량(레벨3)을 출시한다.

12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 독일 경제일간 한델스블라트 등에 따르면 루퍼트 슈타들러 아우디 회장은 11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메세홀에서 열린 ‘아우디 서밋’을 통해 “‘슈타우필로트’(교통정보 이용 주행시스템)라는 자율주행기능을 장착한 신형 럭셔리 세단 A8을 올가을께 판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세계 첫 레벨3 자율주행차 가을 출시"
A8은 국제자동차공학회(SAE)가 정의한 자율주행차 기준인 ‘레벨3’를 충족하는 첫 자동차다. 지금까지 시판 자동차에 탑재된 자율주행 관련 기능은 자동 브레이크나 속도 조절(레벨1) 같은 보조기능에 집중됐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도요타자동차, 벤츠, BMW 등 주요 자동차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자율주행 차량도 운전자가 운전대를 잡고 주행을 상시 감독하는 수준의 부분 자율주행(레벨2)에 그친다.

반면 A8은 차량에 탑재된 인공지능(AI)이 6대의 카메라와 레이저 스캐너를 활용해 자동으로 차선을 변경하거나 장애물을 피한다. 중앙 분리대가 있는 고속도로를 시속 60㎞ 이하 속도로 탑승자가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주행할 수 있다. 교통 정체가 있는 시내에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운전석 탑승자가 주행 중 차내 장착된 TV도 시청할 수 있다. 이외의 운전 조건에선 자동차가 탑승자에게 수동 운전을 촉구한다.

이 차량의 판매가격은 9만6000유로(약 1억2600만원) 정도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폭스바겐그룹이 ‘디젤 스캔들(디젤 엔진차 배기가스 배출 조작 사건)’에 따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격적으로 자율주행차량을 선보인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A8 출시를 계기로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 개발 경쟁이 불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구글과 테슬라 등이 레벨3 이상의 자동차 기술을 연구 중이며 일본 도요타와 혼다자동차도 2020년 레벨3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