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장, 찌는 여름철 청명한 국악 콘서트 어때?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와룡동 돈화문국악당. 더위에 지친 심신을 깨우는 듯한 청명한 대금 소리가 공연장에 가득 울려퍼졌다. 서울돈화문국악당이 주최한 낮 시간대 공연 ‘낮잠 콘서트’에서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이 ‘영혼 세탁소’라는 공연 제목을 걸고 대금 독주 ‘청성곡(淸聲曲)’, 피리 독주 ‘상령산(上靈山)’ 등을 선보였다. 선율이 잔잔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곡들이다. 공연장을 찾은 주부 이모씨는 “친구들과 나들이 나왔다가 들렀는데 가만히 듣고 있으니 잡념이 사라지고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다”며 “공연을 들으며 조용히 쉴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나른한 여름철 낮 시간대에 듣기 좋은 국악 콘서트가 잇따라 열리고 있다. 국악판 ‘마티네 콘서트’다.

돈화문국악당의 낮잠 콘서트는 ‘당신을 쉬게 할 공연’이라는 콘셉트로 기획됐다. 다음달 11일까지 매주 화~금요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서울시국악관현악단은 14일까지 무대에 오르고 이후에는 국악연주그룹 ‘고래야’, 서울시청소년국악단, 정가(正歌) 앙상블그룹 ‘소울지기’, 퓨전국악그룹 ‘동화’ 등이 관객을 맞이한다.

국립국악원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국악콘서트 다담(茶談)’ 공연(사진)을 하고 있다. KBS 아나운서 출신 황수경 씨가 초대 손님과 얘기하는 식으로 이뤄지며 국악 공연도 함께 들려주는 행사다. 오는 26일에는 여성 산악인 세계 최초 히말라야 14좌(히말라야에 있는 해발 8000m 이상 봉우리 14개)를 완등한 오은선 씨가 초대 손님으로 나온다.

국립국악원 관계자는 “국립국악원 예술단이 정악과 민속악 등 전통 국악과 실내악으로 선보이는 창작국악을 연주할 예정”이라며 “민속무용과 궁중무용 등을 선보이는 전통 춤 무대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평일 낮 시간이 어렵다면 주말 오후에 열리는 국악 콘서트를 찾으면 된다. 23일 오후 3시에는 동해안 별신굿 음악과 서양의 재즈 음악을 결합시킨 퓨전 국악 ‘별신악’ 공연이 서울 여의도동 KBS아트홀에서 열린다. 동해안별신굿(중요무형문화재 82-1호) 이수자 조종훈 씨, 호주 재즈 드러머 사이먼 바커, 재즈 피아니스트 임미정 씨 등이 연주자로 나온다. 경기도립국악단은 15일 오후 4시 수원시 인계동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콩, 데렐라’를 연다. 경기민요에서 창작 국악, 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나오며 뮤지컬처럼 배우들이 연기도 하는 공연이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