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감사원이 조사한 국유기업 20곳 가운데 90%가 회계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감사원은 연례 감사보고서에서 중국석유천연가스집단 등 중국 국유기업 20곳 중 18곳이 최근 몇 년간 장부 조작을 통해 2000억위안(약 33조2980억원) 이상 매출을 과대 계상했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국유기업의 경영 비리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조사는 대형 국유그룹을 총괄하는 중앙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중국의 국유기업은 일부 자산과 사업을 상장하는 사례가 많지만 그룹을 총괄하는 회사 실태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감사원은 전국 101개 중앙 기업 중 20개 기업의 2015년 재무제표를 조사했다.

중국 감사원은 지난해 조사에선 매출 부풀리기에 대해 “재무보고에 실수가 있었다”고 지적하는 데 그쳤지만 이번에는 의도적인 부정으로 단정했다. 기업이익 부문에서도 약 203억위안의 부정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오는 10월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감사 결과를 공표한 일은 당의 부패 척결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지도부 인사의 주도권을 확실히 장악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의도가 엿보인다는 분석이다.

오춘호 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