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가뭄' 강남, 집값 속속 신기록
정부의 ‘6·19 부동산 대책’ 이후 잠시 주춤하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새 아파트 값이 다시 오르고 있다. 6·19 대책 이전 가격을 넘어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2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강남·서초구 일대 주요 아파트 가격이 6·19 대책 이전 수준을 회복하거나 넘어서고 있다. 압구정현대 전용면적 109㎡는 19억5000만원(호가 기준)으로 대책 전보다 5000만원가량 올랐다. 최근 19억원에 거래된 뒤 매물이 줄고 호가가 뛰었다. 한강 조망이 가능한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도 전고점인 24억원을 넘어 24억5000만원에 달했다. 잠실동 잠실 리센츠 84㎡는 최근 14억원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개포동 주공5단지 74㎡도 최근 3주 사이 4000만원가량 오른 12억7000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한남동 성수동 등 한강 조망이 가능한 강북 재개발구역 내 소형 다세대주택(20㎡ 이하)도 역대 최고 수준인 3.3㎡당 1억원을 호가하고 있다. 반포동 K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불법 중개행위 단속으로 일시 휴업하던 중개업소가 지난주부터 영업을 재개하자 거래가 이뤄지면서 매매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감정원은 6월 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가 1.61로, 전고점인 2008년 9월의 1.57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값 상승, 강북 도심권의 새 아파트 입주 증가 등이 원인이라고 감정원은 분석했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올해와 내년 서울 입주 물량은 연 2만~3만 가구에 그친다”며 “서울과 경기 인기주거지역 공급 부족 문제가 당분간 해결될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김형규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