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스터피자' 갑질 사태, 피자 구조조정의 전조
[편집자 주] 뉴스래빗 데이터저널리즘 특집 #서울OO맵. 그 세 번째 #서울피자맵 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서울시가 열린 데이터 광장에 공개한 일반·휴게음식점 식품위생업소 현황을 업종·지역·시기별로 분석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서울커피맵 #서울치킨맵 #서울흡연맵 #서울카스텔라맵에 이어 다룰 주제는 피자입니다. 치킨 커피처럼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우리 일상 깊숙이 자리잡은 먹거리죠.

뉴스래빗이 국내 최초로 지난 42년 간의 #서울피자맵을 시각화합니다. 피자 프랜차이즈인 도미노피자·미스터피자·파파존스·피자스쿨·피자알볼로·피자에땅·피자헛(가나다순) 7개 브랜드 현황은 별도 표시합니다. 그 외 자체 브랜드로 영업하는 자영업 피자가게는 기타 항목에 포함해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논란인 '미스터피자' 갑질 사태의 숨은 단서들이 어렴풋이 떠올랐습니다 !.!
[단독] '미스터피자' 갑질 사태, 피자 구조조정의 전조
#1. 국내 최초 #서울피자맵 42년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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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래빗은 1976년부터 올해 7월까지 지난 42년 간 서울시내에 문을 열었던 피자 업소(일반·휴게음식점) 정보를 모두 수집했습니다. 총 3만 2074건에 달했습니다. 서울시 공식 데이터 상 1976년에 처음 '피자'가 업소명에 포함된 가게가 문을 열었답니다.

2017년 현재 서울에 존재하는 피자집은 총 1953곳입니다. 1997년 500곳, 2001년 1000곳, 2006년 1500곳을 돌파하며 현재에 이르렀죠. 10년 전인 2007년(1544곳) 대비 126%, 20년 전인 1997년(673곳)에 비해선 289%, 20년동안 피자집은 3배나 몸집을 불렸습니다.

#2. 서울피자집 3곳 중 1곳 '프랜차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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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피자집 1953곳 중 7대 프랜차이즈 매장은 2017년 현재 679곳, 34.8%입니다. 세 곳 중 한 곳은 익히 들어 아는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셈입니다.

서울 커피숍의 9대 프랜차이즈 비중 13.7%(서울 전체 커피숍 1만5184곳 중 2084곳)의 3배에 육박합니다. 서울 치킨집의 경우 9대 치킨 프랜차이즈 비중이 전체의 25%, 즉 4곳 중 1곳이 프랜차이즈인 #서울치킨맵 결과와 비교하면 높은 수치입니다.

#3. 피자 프랜차이즈 위세, 커피-치킨보다 강력

피자업계에 프랜차이즈 진영이 차지하는 매출 및 영향력이 여타 커피나 치킨업계보다 크다는 뜻입니다. 뉴스래빗은 지난 20년 간 7대 피자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성장세를 따로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프랜차이즈는 20년 째 세를 확장한 반면 동네 자영업 피자집은 감소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7대 프랜차이즈 매장 비중은 1997년부터 꾸준히 커집니다. 2000년 16.4%(975곳 중 160곳)에서 10년만인 2010년 31.4%(1663곳 중 523곳)로 약 2배 성장합니다. 2016년엔 34%(1928곳 중 656곳)까지 늘었죠.

반면 자영업 피자집의 입지는 점점 좁아집니다. 같은 기간 늘어난 프랜차이즈 비중만큼 고스란히 자영업 가게는 문을 닫았죠. 2000년 83.6%(975곳 중 815곳)에서 2010년 68.6%(1663곳 중 1140곳), 2016년 66%(1928곳 중 1272곳)까지 떨어졌습니다. 자영업 매장 전체 숫자는 늘었지만, 비중은 계속 줄었습니다. 해 마다 비중이 증가한 1990년대와 다른 점이 바로 2000년 대 이후 피자 프랜차이즈의 확장 입니다.

#4. 최다 프랜차이즈는 '빅3' 아닌 '피자스쿨'

그럼 서울시내에 가장 많은 피자 프랜차이즈를 낸 업체는 누굴까요? 놀라운 사실은 피자 '빅3'로 알려진 도미노피자, 피자헛 그리고 미스터피자가 아닙니다. 1위는 '피자스쿨'입니다.

데이터를 살펴 보겠습니다. 2017년 7월 현재 서울 내 운영 중인 도미노피자는 95곳, 피자헛은 92곳, 미스터피자는 83곳 입니다. 이어 파파존스(62건), 피자알볼로(60건)가 등장합니다. 잘 알려진 매출 규모나 브랜드 인지도 기준 '빅3'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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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스쿨'은 234곳에 달합니다. '빅3' 브랜드 1위인 도미노피자보다도 2.5배 많죠. '피자스쿨'은 2005년 창업한 브랜드입니다. '빅3'에 비해 피자값이 매우 저렴하죠. 많이 팔리는 포테이토피자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도미노는 2만4900원(라지사이즈)인 반면, 피자스쿨은 7000원에 불과합니다. 거의 4분의 1 가격이죠.

#5. 사장님들은 왜 '피자스쿨' 택했나

'피자스쿨'은 파격적으로 저렴한 피자를 오로지 매장에서만 팝니다. 배달을 하지 않으니 인건비를 아낄 수 있죠. 피자스쿨은 지난 10여년 간 빠른 속도로 서울 매장 수를 늘렸습니다.

처음 속도를 올린 해는 2006년. 2005년 37곳에서 1년 만인 2006년 74곳으로 2배 성장합니다. 도미노피자 · 피자에땅 등을 제치고 단숨에 서울 매장 수 업계 2위로 뛰어오르죠. 2007녀년 114곳, 전년 대비 54% 매장이 늘어납니다. 최강자 '피자헛'을 제치고 서울 매장 수 1위 프랜차이즈로 섰던 해입니다.

피자스쿨은 이후로도 매장 수를 계속 큰 폭으로 늘려 2011년 200곳을 돌파했습니다. 현재까지 피자스쿨은 매장 수 1위를 10년째 지키고 있습니다. 2010년대 들어 확장세는 둔화했지만 해마다 4~5곳이 꾸준히 늘고 있죠.

#6. '피자스쿨'과 '빅3'의 결정적 차이

'피자스쿨' 1호점은 2005년 문을 열었죠. '피자에땅(1996년 창업)' · '59쌀피자(1997년 창업)' 등 다른 저가 피자 브랜드보다 10년 가까이 창업이 늦었습니다.

후발 주자지만 확장세는 무서웠습니다. 매장 수가 수직 상승한 2000년대에도, 경쟁 브랜드와 비슷한 신규 개점 수를 보인 2010년대에도 창업자는 '빅3'나 여타 저가 브랜드보다 피자스쿨을 더 선호했다는 뜻입니다.

그 이유는 바로 창업 및 유지 비용, 그리고 브랜드에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이하 공정원)이 지난해 12월 발표한 '피자업종 프랜차이즈 비교 정보'에 따르면 가맹비·교육비·보증금 등 프랜차이즈 피자집 창업에 드는 비용은 '피자나라 치킨공주'(총 505만원)가 가장 저렴했습니다. 아어 '59쌀피자(총 550만원)', '피자스쿨(총 726만원)' 순으로 낮죠.

이와 비교하면 '빅3' 프랜차이즈의 비용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도미노피자는 4020만원, 미스터피자는 4575만~5575만원, 피자헛은 5050만~8830만원에 달합니다. 가장 저렴한 '피자나라 치킨공주' 창업비용과 비교하면 8배에서 17배까지 차이납니다.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인테리어 비용, 운영 중 추가비용, 점포 환경 개선 분담금 등 프랜차이즈 점주가 부담하는 관리 비용까지 더하면 '빅3' 피자 점주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인테리어 비용을 예로 들어 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3.3제곱미터(1평) 당 '피자스쿨' 인터리어비용은 200만원입니다. 반면 배달 위주인 도미노피자는 248만원, 피자헛 레스토랑은 325만원, 미스터피자의 경우 평당 인테리어비가 345만5000원으로 치솟습니다.

'피자스쿨'이 각종 창업 및 유지 비용 측면에서 '빅3'보다 저렴합니다. 여기에 피자스쿨은 서울 내 매장수가 1위 입니다. 그만큼 고객에게 잘 알려져있다는 뜻이죠. '피자스쿨'은 다른 저가 브랜드보다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고, 제반 비용은 빅3보다 매우 저렴한 2가지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니 창업주들에게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는거죠.

#7. 매장-매출 동시 하락세 '성장 한계'

'피자스쿨' 성장을 들여다보면 '미스터피자' 갑질 사태의 단서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미스터피자는 최근 치즈 공급 가격 부풀리기, 탈퇴 가맹점 상대 보복 출점 등 각종 갑질 논란 중심에 서있습니다. 비난이 거세지자 정우현 미스터피자 회장은 회장직을 내려놓고, 검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결국 지난 6일 구속 수감됐죠.

'피자헛'도 올초 '어드민피(admin fee)'를 가맹점주에게 부당 징수해온 사실이 적발, 과징금 5억2600만원을 물었습니다. 어드민피는 사업자가 본사의 물품 구매 · 마케팅 · 영업 등 각종 행정적 지원을 받는 대가로 프랜차이즈에 지불하는 돈입니다. 월 매출의 0.55%였던 어드민피가 2012년 갑자기 0.8%로 무려 45%나 뜁니다. 한달 1억원 매출에 55만원이던 피가 80만원으로 뛴 겁니다.

그럼 가맹점을 괴롭혀 수익을 챙긴 미스터피자와 피자헛의 실적 성적표는 어떨까요.

주주라면 실망할 수준입니다. 공정위 자료를 보면 미스터피자 운영사인 엠피그룹(올해 3월 엠피케이그룹에서 엠피그룹으로 사명 변경) 의 2016년 매출은 971억원에 불과했습니다. 2013년(1703억원)과 비교하면 3년만에 매출이 반토막이 났습니다. 2014년 1429억원, 2015년 1103억원으로 해마다 줄고 있죠. 영업이익은 2015년 72억원 적자 손실로 돌아선 이후 지난해 89억원까지 적자폭을 키웠습니다.

'피자헛'을 운영하는 한국피자헛 매출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2013년 1451억원, 2014년 1142억원, 2015년 893억원으로 2년 만에 40%나 빠졌습니다.

#8. '피자 구조조정' 신호탄…1년 뒤 재분석

매장 수는 많지만 매출은 점점 줄어드는, 속 빈 강정 같은 현실. 빈수레가 요란하다고 했죠.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가 사회적 경제적 도덕적으로까지 국민의 비난을 받는 배경 역시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실적이 나빠지자 경쟁력 강화와 체질 변화처럼 본질적 경영 개선은 등한시한 채, 가맹 기반 이윤을 쥐어짜는 단기책에 골몰한 탓입니다. 프랜차이즈 본사마저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인데 가맹점 장사가 잘 될리 없습니다. 이미 '피자스쿨' 같은 저비용 프랜차이즈로 창업자가 몰리고 있는 실정입니다.

뉴스래빗은 이 같은 대형 프랜차이즈의 현실이 피자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고 판단니다.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맹점이 계속 늘면 저가 경쟁은 더욱 치열해집니다. 장사가 어려워지면 본사 매출은 더 줄어들고, 프랜차이즈 브랜드 이미지는 손상됩니다. 자연스레 가맹 문의 역시 함께 줄어들 겁니다.

지난 7년여 간 미스터피자, 피자헛의 서울 가맹점 증가세가 마이너스 혹은 정체기로 진입한 것 역시 그 근거입니다. 뉴스래빗 분석 결과 이미 2010년 전후 두 프랜차이즈의 가맹점 수 증가세가 눈에 띄게 꺾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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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는 2013년 가맹점 90개로 최고점을 찍은 뒤 3년 연속 감소해 82개까지 줄었습니다. 지난해 2군데가 늘어 현재는 82곳입니다. 피자헛 역시 2012년 서울 내 95개 매장이 최다였습니다. 이후 2014년까지 증감없이 95곳을 유지한 뒤 2015년 87곳으로 8곳이 사라졌습니다. 2016년 단 2곳이 늘어 91곳이 영업 중일 뿐이죠. 이미 피자 프랜차이즈가 포화상태, 즉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뉴스래빗은 1년 후 다시 #서울피자맵을 업데이트하겠습니다. 뉴스래빗의 예측처럼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가 줄어들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진행되는지 다시 확인해 보도하겠습니다 !.!
[단독] '미스터피자' 갑질 사태, 피자 구조조정의 전조
# DJ 래빗 ? 뉴스래빗 대표 '데이터 저널리즘(Data Journalism)' 뉴스 콘텐츠입니다. 어렵고 난해한 데이터 저널리즘을 줄임말, 'DJ'로 씁니다. 서로 다른 음악을 디제잉(DJing)하듯 도처에 숨은 데이터를 분석하고, 발견한 의미들을 신나게 엮여보려고 합니다 !.!

책임= 김민성, 연구= 강종구/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jongg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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