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합병으로 실탄 든든…글로벌 시장서 인정받는 초대형IB 되겠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초대형 IB는 정부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증권사에 한해 허용하는 신규 사업이다.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어음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 기업금융 부동산 등에 투자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 7일 금융당국에 ‘초대형 IB 지정 및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 이르면 9월부터 어음 발행이 가능해진다.

박대영 NH투자증권 경영전략본부장(상무)은 “NH투자증권은 과거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 간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등 초대형 IB 요건을 두루 갖추게 됐다”며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초대형 IB로 성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합병 후 IB 실적 네 배로

NH투자증권은 2014년 12월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약 4조5000억원의 초대형 증권사로 발돋움했다. 합병 후 조직 및 재무적 측면의 물리적인 통합은 물론 조직문화 등 화학적 통합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NH투자증권의 IB 부문 경쟁력은 한층 높아졌다. 과거 우리투자증권은 IB 분야에, NH농협증권은 구조화금융 및 부동산 분야에 강점이 있었다. 두 회사 합병 후 IB 실적은 빠른 속도로 개선됐다. 박 상무는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가 가장 두드러진 영역이 IB”라며 “IB사업부 순영업수익은 2014년 668억원에서 지난해 2677억원으로 네 배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2017년 에프앤가이드 추정치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2017년 에프앤가이드 추정치 /그래픽=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안정적인 포트폴리오

합병 후 전 사업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것도 NH투자증권의 높은 경쟁력 중 하나다. IB와 구조화금융을 비롯해 자산관리, 기관영업, 자기자본투자(PI) 등 다양한 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해 IB사업부가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5%로 가장 많은 가운데 자산관리(20%), 트레이딩(20%) 등 IB 이외 부문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업계 최초로 헤지펀드 운용업에도 진출했다. 자산운용사의 고유 영역인 헤지펀드 운용업에 뛰어들어 설정 이후 현재(6월 말 기준) 약 6.29%의 운용 성과를 기록했다. 박 상무는 “고유 자금 운용을 통해 확보한 절대수익 추구 전략의 노하우와 자신감이 헤지펀드 운용업이 안착하는 데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개인 자산관리 부문도 선전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자산관리 역량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개인자산관리(ISA) 수익률과 잔액 모두 업계 최상위 수준이다. 5월 말 기준 수익률은 10.51%, 잔액은 2293억원이다.

균형 성장 가속화

NH투자증권은 증권업의 두 축인 자산관리와 IB 부문의 균형 있는 성장을 위해 지속적으로 힘을 쏟는다는 각오다. 저금리와 고령화 추세 속에 증권 은행 보험 등을 아우르는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와 협업해 자산관리 부문에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IB 사업은 초대형 IB를 계기로 크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식발행시장(ECM), 채권발행시장(DCM), 인수합병(M&A) 등 여러 부문의 ‘톱티어’(정상) 경쟁력을 토대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종합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내년까지 어음 발행을 통해 3조원가량을 조달하고 최대 600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박 상무는 “은행, 보험 등 지주 구성원과의 협업을 통해 기관투자가 없이도 2조원대 여의도 파크원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며 “지주의 네트워크 및 자본력과 초대형 IB가 큰 시너지를 일으킬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