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400선을 뚫은 13일, 1년 최고가를 갈아치운 종목들이 쏟아져 나왔다. 연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포스코 LG화학 팬오션 등 ‘업종별 대장주’들도 파죽지세로 올랐다. 정보기술(IT)주를 중심으로 데워진 온기가 대형주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IT 이어 철강·화학·해운까지…대장주 날았다
◆들썩이는 ‘포스코 패밀리’

포스코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9000원(2.94%) 오른 31만50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년 최고가다. 포스코켐텍도 350원(1.99%) 오른 1만7900원에 마치며 1년 최고가를 찍었다. 이 회사 주가는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가상승률은 24.30%에 달했다. 포스코강판과 포스코ICT도 올 들어 35.52%와 29.23% 상승하며 1년 최고가 수준에 근접했다.

모기업인 포스코의 ‘부활’이 전체 ‘포스코 패밀리’ 주가를 밀어올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4조404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4.84%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생산원가 절감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힘입어 철강제품 마진(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 축소에도 불구하고 작년보다 훨씬 많은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3월 권오준 회장이 취임한 뒤 포스코가 추진한 구조조정 건수가 128건에 이른다”며 “이렇게 마련한 현금으로 차입금을 갚으면서 재무구조가 크게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올 1분기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70.3%로 지난해 말보다 3.7%포인트 하락했다.

포스코켐텍은 2차전지 음극재 설비를 증설하는 등 실적 향상 기대가 커지고 있고, 포스코강판은 컬러강판 등의 사업이 기대를 모으며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업종 대장주 일제히 급등

IT·화학·해운 대장주도 이날 최고가를 찍었다. 유가증권시장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만4000원(1.36%) 오른 252만8000원에 마감하며 사상 처음 250만원대에 진입했다. 이날까지 4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가 행진을 이어갔다.

화학업종 대장주인 LG화학도 1만4500원(4.84%) 오른 31만4000원에 마감하며 최고가를 찍었다. 이달 들어 기관투자가가 1272억원, 외국인 투자자가 1269억원어치를 ‘쌍끌이’ 순매수하며 이 회사 주가를 밀어올렸다. LG화학의 자동차 배터리 사업이 적자 구조를 털고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는 기대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평가다.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의 배터리 사업은 지난 2분기에 6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흑자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목표주가를 37만원에서 40만원으로 높였다.

해운업종 대장주인 팬오션도 200원(3.50%) 오른 5910원에 마감하며 1년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 48.30% 올랐다. 주력인 벌크선 경기를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가 5월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오히려 흑자폭을 넓히고 있다.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벌인 데다 우량 화주와 장기 운송계약을 맺은 덕분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팬오션이 적자를 내고 있는 벌크선사들이 저렴하게 내놓은 선박을 매입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증시에선 ‘업종별 2등주’인 SK하이닉스(7만600원) 삼성SDI(18만1000원) LS(7만8200원) 풍산홀딩스(5만7600원) 한화손해보험(9690원) 등도 1년 최고가를 경신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